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문제아

존 조 지음·오승민 그림/ 김선희 옮김/ 도토리숲 펴냄

지난 2018년 개봉해 독특한 전개방식으로 주목을 받았던 영화 '서치'를 기억하는가? 그 영화의 주인공 중 한 명인 한국계 배우 존 조가 이번에 책을 펴냈다. '문제아'. 그것도 그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어린이 소설이다.

1992년 4월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소용돌이로 몰고간 'LA 폭동'이 발생했다. 흑인 청년 '로드니 킹'이 과속을 하다 적발돼 백인 경찰들이 무자비하게 구타한 것이 사건의 볼쏘시개가 됐다. 당시 장면이 TV로 공개되면서 경찰이 피소됐지만, 킹을 집단 구타한 경찰 4명이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분노한 흑인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폭력, 방화, 약탈, 살인 등을 자행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당시 LA에서 크고 작은 상점을 운영하던 한인들이었다. 정작 흑인들은 가해자인 백인보다 사회적 약자인 한인들을 공격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이 책은 그 시점에서 시작한다. 학교에서 커닝하다 정학 처분을 받은 한국계 미국인 가정의 열두 살 남자아이 조던이 텔레비전 화면에 연신 속보로 뜨는 폭동과 화재 화면을 보다가, 폭동의 표적이 한국인이 운영하는 상점이라는 걸 알게 된다. 조던은 가게에 홀로 있을 아빠를 지키기 위해 총알도 없는 총을 아빠의 옷장에서 몰래 가지고 집을 나와 아빠 가게로 향한다.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이 투영된 주인공 소년 조던을 통해 한국계 뿐 아니라 아시아계 미국인의 고단한 삶과 정체성, 그리고 아시아계로서 차별과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부모 세대의 일상과 함께 그런 압박을 이겨내야만 하는 같은 또래의 어린 소년들의 심리를 잘 보여준다.

지은이는 '작가의 말'을 통해 "이 책을 끝마치고 나서, 내가 처음 생각한 것보다 조던과 내가 더 많은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았다. 어쩌면 이 책은 문제아 아들이 아버지에게 바치는 선물일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책은 2022년 아시아태평양 미국문학상을 수상했고 ▷2022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2022년 미국독립서점협회 베스트셀러 ▷미국 아마존서점 편집자 추천 등에 올랐다. 259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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