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불체포특권 폐지 당위성 재확인한 민주당 의원 체포안 4연속 부결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 체포동의안이 민주당 의원들의 대거 반대로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은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해 줬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이 의원들의 정당한 의정 활동을 보호하는 헌법적 장치에서 파렴치 범죄를 저지른 의원들이 법망을 피하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것과 '내 편'은 '체포'를 막고 '네 편'은 체포되도록 하는 정략의 수단이 됐다는 것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회에 제출된 5건의 체포동의안이 어떻게 처리됐는지를 보면 극명히 드러난다. 수천만 원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민주당 노웅래 의원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사업 특혜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의 이재명 대표에 이어 윤·이 의원 체포동의안까지 4연속 부결됐다. 그러나 지방선거 때 공천 대가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 체포동의안은 가결됐다.

불체포특권의 기능이 변질되면서 폐지 여론이 높아지자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폐지를 공언했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는 폐지를,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는 '제한'을 공약했다. 이 대표도 지난 대선 때 "폐지에 100% 찬성한다"며 폐지를 공약했다. 모두 공언(空言)이었다. 특히 이 대표는 대선 후에도 "이재명 같은 깨끗한 정치인에게는 전혀 필요한 것이 아니다"며 폐지를 재확인했으나 자신의 체포동의안이 오자 그 뒤로 숨어 버렸다.

무엇보다 불체포특권은 '법 앞에서 평등'이란 민주주의 대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점에서 '반민주적'이다. 범죄 혐의가 있는 모든 국민은 구속될 사유가 있는지 법원의 판단을 받는다. 체포동의안은 국회의원도 그렇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를 거부한다. 그러면서 "정치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는 부당하다는 것이 입증됐다"(윤관석)라고 스스로 무죄를 선고했다. 국회가 유무죄를 최종 판단하나? 뻔뻔함이 하늘을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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