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구윤철 경북문화재단 대표는 14일 "제대로 일 할 수 있는 곳에서 해보겠다"며 총선 출마를 시사했다.
구 대표는 이날 오전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서 "정치를 한다면 내년이 될 것이다. 내년이 아니면 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다만 정당 입당이나 출마 지역은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구 대표는 기조 발제에서 '큰 정치'를 염두에 둔 듯 국가 운영 전략 구상을 풀어냈다.
구 대표는 "글로벌 경제 전쟁의 상대는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중국 등 G7을 비롯한 초강대국"이라며 "1등만이 살아남는 글로벌 경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국가적인 대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은 어느 때보다 국운이 융성하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일례로 구 대표는 이철우 경북도지시와 인도 델리의 한 대학을 방문한 자리에서 "현지인들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같은 한국어를 구사하고, 한국어 교육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만큼 국운이 올라간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운을 지속하기 위해 모든 분야에서 '글로벌 1등'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대표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추격 경제로 잘해왔지만 이제는 국제 경제 지형이 변화하면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이 같은 전략의 배경에는 미국의 제조업 강화 전략, 중국의 부상 등이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그동안 소프트웨어 개발과 설계에 주력하다가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면서 핵심 제조업은 미국에서 직접 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며 "미국이 제조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10년은 걸릴 것으로 본다. 그전에 낡은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구 대표는 글로벌 1등을 추구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로 "저출산으로 국내 수요가 주는 데, 일하는 사람도 줄어들기 때문"이라며 "국내 수요만 충족하던 '안동소주' 같은 상품을 세계화해서 전 세계에 수출하는 상품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1등' 전략의 바탕에는 전 분야에 대한 개혁이 있다"며 정치와 사회·경제, 지방자치와 공기업, 대학 교육 등의 개혁 과제에 대한 구상을 쏟아냈다.
정치 분야 개혁 과제로 대통령 임기를 단임제에서 중임제로 바꾸는 것을 꼽았다. 그는 "대통령 임기가 2년만 지나면 레임덕에 빠지고 제대로 일을 못 한다"며 "단임제는 권위주의 시대의 유물이다. 리더가 혁신을 끌고 갈 수 있게 임기 5년에 더해 5년을 더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복지 혁신 과제로 3대 국가 돌봄 책임제를 시행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국가 돌봄 책임제를 도입해서 아이를 놓으면 국가가 양육을 보장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혼자 사는 노인에 대한 돌봄, 중증장애인과 그 부모도 도와야 한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지방자치와 공기업을 운영에 대해 "각 시도가 1개 제품은 세계 1등으로 만든다는 전략을 세우고, 그 제품에 대해 보조금도 모아줘야 한다"며 "수자원공사와 가스공사 같은 특정 공기업들도 어느 나라라도 도입하지 않을 수 없을 기술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각 정부 기관들이 공모 방식으로 지자체를 경쟁시켜, 선정된 지자체에만 사업 예산을 배분하는 현재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는 "지자체가 정부 기관 공모에 참여해야, 특정 분야 예산을 배정받을 수 있다며 필요하지 않은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며 "이처럼 비효율적인 방식은 지양하고, 각 지자체가 가장 잘 하는 사업에 대해 예산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예산을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확장 재정 정책과 비교되는 윤석열 정부의 건전 재정에 대해 "코로나19 상황을 벗어나면서 재정 긴축을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단순한 긴축이 아니라 예산 투입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부 재정 지출을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재정 당국과 부처가 정책의 질에 방점을 찍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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