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생동감이 흐르는 완연한 계절이지만 건조한 대기로 인해 화재가 유난히 많은 계절이기도 하다. 특히 대구 강북은 관할 면적이 넓고 산림 또한 많은 지역이라 잊을 만하면 지역 곳곳에서 원치 않는 화재로 재산 피해를 입거나 대피할 겨를도 없이 사람이 죽는 안타까운 뉴스를 접하곤 했다.
강북 지역은 무태조야동을 포함해 현재 25만 명의 대구 시민이 거주하는 대표적 주거지이자, 도남·금호·연경·학정동 개발로 인구 증가가 예상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올해 7월이면 군위군까지 대구시로 편입되어 금호강 북편의 소방 안전은 모두 대구강북소방서 관할이 된다.
강북 지역에는 이제까지 지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특수장비를 보유한 주력 소방서가 없었다. 강북 지역에 화재가 발생하면 지역 내 119안전센터에서 신속하게 출동하지만 특수장비가 없어 대규모 화재에는 항상 취약했다.
화재는 골든타임이 지나기 전에 소방력을 집중 투입해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늦어도 화재 발생 10분 내 집중적인 소방력이 투입되어야 한다. 기존 강북 지역의 경우,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 인근 서부소방서와 북부소방서에서 빠르게 출동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긴 했지만 화재 현장까지의 물리적 거리로 인해 주력 소방서가 있는 지역보다 도착시간이 많이 지연되는 것이 현실이다. 즉 강북 지역은 골든타임을 놓칠 가능성이 매우 높은 화재 취약 지역이었다는 의미이다.
작년 10월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화재의 경우 심야 시간에 난 불로 인명 피해 없이 화재를 진압하였지만, 사람들이 상주하는 시간에 화재가 발생했다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화재는 아주 짧은 순간에 걷잡을 수 없을 만큼 규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골든타임 내 진압은 주민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재난 현장은 늘 긴박하게 돌아간다. 화재와 같은 재난은 5분이 경과하면 확산 속도와 피해 면적이 급격히 증가하고 인명 구조에 어려움을 겪는다. 초를 다투는 그 사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기도 한다. 지금까지 다행스럽게도 큰 인명 피해가 없었지만 계속 그럴 것이라 안일하게 생각하고 넘겨서는 안 된다. 따라서 강북 지역을 대표하는 소방서의 신설은 지역민의 생존권이 달린 큰 사안이 아닐 수 없다.
필자가 대구강북소방서 신설에 대해 처음 목소리를 낸 것이 2018년이니 벌써 5년째가 되어 간다. 강북에 소방서를 유치하기 위해 참으로 부단히 노력했었다. 당시 시정질문을 통해 지역민의 안전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강북소방서 건립을 강력히 촉구했다.
대구시와 수차례 협의 끝에 2021년 10월 소방서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뜰 수 있었고, 마침내 올해 5월 개서식을 갖고 본격 업무에 돌입했다. 멀리서 들리던 사이렌 소리만으로도 졸이던 마음이 이제는 안정될 것 같다.
강북소방서가 강북 생활권의 주력 소방서로 자리매김함으로써 7월 편입되는 군위군에서 발생하는 화재에도 좀 더 효율적으로 대응 가능해졌으며 강북 지역 골든타임 또한 크게 개선되었다. 화재 발생 시 대형 판매점이나 영화관, 병원, 공동주택 등 주요 소방 대상물까지 출동 거리가 7.1㎞에서 3.3㎞로, 도착시간이 17분에서 8.4분으로 50% 이상 단축되었다.
이제 강북소방서 건립으로 강북 생활권 안전의 만전지계(萬全之計)가 완성되었다. 향상된 재난 대응 능력으로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큰 등불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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