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화재 훈련이 진행 중입니다. 전방을 주시해 안전 운전하십시오."
14일 오후 2시쯤, 대구 달서구 상인동에서 범물동 방면으로 이어진 앞산터널 안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1차선에 20인승 버스와 2톤 트럭 등 차량 4대가 비상등을 켠 채 바짝 붙어있었다. 흡사 대형 교통사고가 난 것 같은 광경이었지만, 터널 내에 울려 퍼지는 비상방송 덕에 모의훈련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이날 대구경찰청은 대구시, 소방당국, ㈜대구 남부순환도로 등과 함께 터널 내 대형 교통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합동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은 앞산터널 상인동에서 범물동 방면으로 주행하던 차량이 4중 추돌사고로 화재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했다. 부상자 7명이 발생했고 터널 내 차량 이동은 어렵다는 조건이 붙었다.
모의훈련은 터널 내 CCTV로 화재 상황 발견한 남부순환도로가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신고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터널 내엔 안내방송과 함께 제트팬(연기 배출장치)이 가동됐다. 안내방송은 재난방송설비를 통해 터널 내 진입한 차량 라디오에도 전파됐다.
경찰은 차량 통제와 통행로 확보에 힘쓰는 모습이었다. 현장에 나선 터널 입구와 인근 진입 교차로에 차량을 통제했다. 먼저 터널 입구부터 시작해 리프트 경광등을 설치한 순찰차와 싸이카 등을 배치해 내부에 소방차 등이 진입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사고 지점을 기준으론 수백m 범위로 2개 차선이 통제됐다.
터널 인근 원거리 교차로 10곳에는 실제 경찰들이 배치돼 사고지점으로 향하는 차량을 우회시키는 훈련이 이뤄지기도 했다. 다만 실제 우회 조치는 시민 불편을 고려해, 상인동에서 범물동 방면으로 가는 일부 차량에만 실시했다.
경찰의 통제가 시작되고 몇 분이 지나자 소방당국이 사고 지점에 도착했다. 소방차와, 구급차, 구조버스가 각각 1대씩 현장에 진입했다. 구급대원들은 들것 등을 이용해 부상자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소방대원들이 나서 사고 차량을 향해 물을 뿌렸다.
아울러 터널 내 극심한 차량정체로 소방차 등의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도 가정해, 역방향 터널의 차량갱도를 통해 사고 지점까지 도착해 부상자를 이송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훈련은 약 15분 만에 종료됐다.
여환수 대구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어둡고 좁은 터널에선 작은 사고도 크게 번질 가능성이 있다. 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대구에서 가장 긴 터널인 앞산터널에서 합동훈련을 진행하게 됐다"며 "터널 내부에서 사고가 나면 차를 갓길로 이동시키거나, 신속히 차량을 빠져나와 갱도로 피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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