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文 정부 재생에너지사업, 5년 성취인지 비리 세트인지 엄중 조사해야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의 간판 정책이었던 태양광 등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서 공무원들까지 연루된 비리 혐의를 대거 적발한 것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직접 나서 지위 고하를 따지지 않는 전면 조사를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당시 태양광 사업 의사 결정 라인 전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라"고 언급, 부처는 물론 청와대를 포함한 문재인 정부 때의 고위직들에 대한 전방위 공직 감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부터 감사를 진행했던 감사원이 13일 내놓은 '신재생에너지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의 감찰 지시는 지극히 당연하다. 업계는 물론 공무원과 교수들까지 가세한 산학관 연계 비리 세트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였다. 충남 태안 안면도 태양광발전소 경우, 허가 과정에서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부당한 법령 유권 해석을 제공하는 등 특혜를 준 뒤 퇴직 후 각각 해당 업체 대표와 협력 업체 임원으로 들어앉았다.

전북 군산시가 추진한 태양광 사업에서도 특혜 정황이 나왔다. 강임준 군산시장이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특정 기업이 부적격 업체였는데도 불구, 이 업체에 유리하도록 특혜를 줬다는 혐의가 감사원 감사에서 잡힌 것이다. 전북의 국립대 교수도 허위 서류로 풍력 사업권을 따낸 뒤 다시 사업권을 해외 업체에 되팔아 투자 자본금보다 600배나 많은 매각 대금을 챙긴 사실 역시 감사원은 적발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은 까도 까도 또 나오는 양파 비리 형태다. 국무조정실이 지난해 9월 내놓은 문재인 정부 때의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 운영 실태 전국 지자체 12곳 표본조사에서도 위법·부당 사례가 무려 2천267건(2천616억 원 규모)이나 적발된 바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일망타진의 각오로 비리의 전모를 파헤친 뒤 누구든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 주권자이자 납세자인 국민들은 이 사업이 문재인 정부 5년의 성취였는지, 비리 세트였는지를 판별하는 진실의 순간을 두 눈 부릅뜨고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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