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간호사 중 53%만 의료기관 근무"… 매년 1만명 '탈임상' 선택

2019~2022 간호사 연평균 증가율 5.1%…OECD 국가(1.2%)보다 높아
간호협회 "열악한 근무 환경, 과중한 업무량 등 업무 환경 개선해야"

대한간호협회 회원들이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 규탄 총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간호협회 회원들이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 규탄 총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간호사 증가 속도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높지만, 임상 간호사의 비율은 이들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과중한 업무량, 열악한 근무 환경 등으로 해마다 많은 간호사가 병원을 떠나는 이른바 '탈임상' 현상이 이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간호협회가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간한 '건강보험통계'와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전체 간호사 면허자(48만1천211명) 중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임상 간호사는 52.8%(25만4천227명)에 불과했다.

이는 OECD 국가들의 면허 간호사 대비 임상 간호사의 평균 비율(68.2%)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최근 4년간 우리나라 간호사 신규 면허자는 ▷2019년 2만356명 ▷2020년 2만1천357명 ▷2021년 2만1천741명 ▷2022년 2만3천362명으로 매년 평균 5.1% 증가했다. 이는 OECD 국가 평균인 1.2%보다 4배 이상 높다.

협회에 따르면 2019∼2022년 국시에 합격한 간호사 신규 면허자 수는 총 10만7천227명인 반면, 같은 기간 늘어난 임상 간호사 수는 5만8천913명에 불과했다. 간호사 증가분의 절반 정도만이 의료기관 간호사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간호협회는 "국시에 합격한 간호사들이 대부분 의료기관에서 처음 근무를 시작하는 것을 고려하면, 매년 1만 명에 가까운 간호사가 병원을 떠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간호협회에 따르면 간호사 사직률은 지난 2020년 19.7%에 달한다. 의료기관 종별로 보면 요양병원이 35.0%로 가장 높고, 병원 27.3%, 기타 27.1%, 의원 24.5% 등의 순이었다.

간호사 사직률을 시·도별로 보면 세종이 37%로 가장 높았다. 대구는 19.9%, 경북은 19.8%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각각 9, 11번째로 사직률이 높았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사 배치 수준은 환자의 사망률, 패혈증, 재원 기간, 병원 감염, 낙상, 욕창 등 환자의 여러 가지 건강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신규 배출 인력만 늘릴 게 아니라 먼저 간호사들이 병원 현장을 떠나는 이유를 분석하고, 간호법을 제정해 간호 인력의 근무 환경 개선과 배치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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