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한 초등학교에서 심각한 학교 폭력 사건이 발생했지만 학교, 교육당국이 가해·피해 학생 긴급 분리조치 등 '학폭' 매뉴얼에 따른 후속 조치를 제때 하지 않아 '2차 피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피해 학부모, 구미 교육계에 따르면 구미 A초등학교 고학년인 가해 여학생이 같은 반 동성 친구에게 성추행, 영상 통화를 통한 노출 요구, 숙제 떠넘기기, 사이버 폭력 등 성적 수치심이 드는 행동, 협박 등 '종합세트'를 방불케 할 정도로 심각한 '학폭'을 저질렀다.
하지만 A학교와 구미교육지원청은 중대한 학폭 사건에 미흡하게 대처,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A학교가 학폭 가해학생의 등교 예정일 전날까지 피해학생과 분리조치를 준비하지 않다가 피해학생 부모의 항의가 있고 나서야 뒤늦은 분리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학폭 사실이 알려지자 A학교는 지난 5월 24일부터 3일간 가해학생·피해학생 긴급 분리를 하고, 이어 가해학생을 2주간(5월 30일~6월 14일) 가정체험학습을 보내는 초동 조치를 취했다.
피해 학부모는 "지난 14일 가해학생의 등교를 하루 앞두고 '2차 피해'를 우려해 학교에 항의하자 학교 측은 같은 날 오후 늦게서야 분리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주장했다.
가해학생은 지난 8일 열린 구미교육지원청 주관 학교폭력대책심의회에서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반성 정도, 화해 정도 등을 종합해 '전학' 조치가 내려진 상태였다.
전학 조치가 실행되려면 최대 2주 정도 시일이 걸려 15일 가정체험학습이 끝난 가해학생이 학교로 복귀 시 같은 반인 피해학생과 2주 가까이는 한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는 데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
특히 A학교는 피해학생 부모의 분리조치 요구에 되레 '피해학생이 가정체험학습을 하는 건 어떠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회도 가해학생 전학조치는 결정했으나, 2주간 한 공간에서 가해·피해학생이 있게 된다는 것은 간과, '접촉·협박 및 보복 행위 금지'에 대한 처분은 내리지 않았다.
A초등학교 관계자는 "피해학생 보호를 우선으로 생각하지만 매뉴얼이 없다 보니 학교의 권한으로 무엇까지 할 수 있다, 없다가 정해진 것이 없어 분리 조치하는 데 있어 진퇴양난이었다"고 해명했다.
구미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중대한 사안임을 인지하고 있고 가해학생이 전학 가는 날까지 피해학생과 접촉되는 일이 없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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