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추진 중인 'K-유니콘 프로젝트'에서 전체 '아기유니콘' 선정 251개사 가운데 80%가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콘'(기업 가치 1조 원 이상 대기업)으로 키우겠다며 정부가 선정하는 '아기유니콘'(기업 가치 1천억 원 미만 비상장 기업) 10곳 중 8곳이 수도권에 소재해 있는 셈이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유망 기업들마저 서울과 경기도에 쏠려 있다는 이야기인데,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매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대구경북의 아기유니콘은 모두 10개사로 비중이 4%에 불과했다. 대구경북이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인구 비중(10%)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하기야 비수도권에 소재한 아기유니콘 비중이 전체의 20%밖에 안 되니 그럴 수밖에 없다. 다른 지방을 봐도 대전 8개, 부산 6개, 인천·광주 각 5개, 충남 4개, 경남과 충북 각 3개, 울산·전북·제주 각 2개, 세종 1개로 도긴개긴 수준이다.
아기유니콘으로 선정되면 시장개척자금, 특별보증, 정책자금, 연구개발(R&D) 지원 등 수십억~수백억 원에 이르는 정부 혜택이 주어진다. 아기유니콘으로 선정됐다는 것만으로도 국가로부터 성장 잠재력을 공인받은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확보하게 된다. 아기유니콘들 가운데 향후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대기업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수도권이 창업을 하고 기업을 키우기에 좋은 환경을 갖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중기부 선정 아기유니콘의 80%가 수도권 소재 기업이라는 점은 이런 현실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한 결과물일 수 있다. 하지만 시장 논리만 따라가는 게 정부가 할 능사는 아니다. 아기유니콘 같은 사업이라면 지방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가산점 부여 등 방식으로 지방 소재 스타트업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안 그래도 유니콘 기업들의 씨가 마른 상황인데 아기유니콘 싹마저 안 자라면 지방의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 이래 가지고서야 어떻게 지역 균형발전을 꾀하고 지방 소멸을 막는단 말인가. 지방에서도 아기유니콘들이 많이 등장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는 지원과 혜택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지금과는 다른 지방의 스타트업 창업 인프라 및 생태계 조성도 서두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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