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기반을 다져온 글로벌 웹툰 플랫폼 시장에 미국 빅테크에 이어 일본, 프랑스 만화 출판사들까지 속속 뛰어들고 있다.
콧대 높던 현지 출판사들이 본격적으로 웹툰에 뛰어들 정도로 글로벌 만화 시장에서 웹툰의 위상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17일 웹툰업계에 따르면 최근 만화 강국의 전통을 자랑하는 대형 출판사들이 웹툰 플랫폼을 직접 만들며 본격적인 참전을 예고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일본 슈에이샤(集英社)가 내놓은 웹툰 플랫폼 '점프툰'이다.
슈에이샤는 '드래곤볼', '원피스', '나루토', '블리치', '데스노트' 등 만화 팬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이름을 들어봤을 유명 만화들을 선보여 온 일본 대형 출판사다.
이곳에서 펴내는 주간 소년점프는 1968년 창간된 이래 50년 넘게 발행하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만화 잡지다.
이미 출판만화 전자책과 웹코믹 연재 플랫폼인 '소년점프플러스'를 운영 중이지만, 아예 세로 형식 웹툰에 적합한 웹툰 플랫폼을 새로 만든 것이다.
현재 점프툰 홈페이지와 공식 SNS 계정이 개설됐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웹툰 공모전도 개최 중이다.
대상 수상작에는 100만엔(약 902만원)의 상금과 점프툰 연재 기회를 제공한다. 또 소년 점프 플러스에서도 작품을 공개한다.
8월 31일까지 지원을 받으며 결과는 10월 초순에 발표할 계획이다.
아사다 다카노리 점프툰 총괄편집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내 세로 스크롤 만화 시장의 규모는 약 500억∼600억엔"이라며 "작품뿐만 아니라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40년 넘게 프랑스에서 디즈니 공식 잡지를 발간해 온 픽소 매거진이 디즈니 웹툰 플랫폼을 만들었다.
픽소 매거진을 보유한 프랑스 유니크 헤리티지 미디어 그룹은 12일부터 디즈니 웹툰 애플리케이션(앱) '덕툰'을 내놨다.
잡지로 펴냈던 디즈니 만화를 세로형 웹툰으로 재배열한 것이 특징이다. 모든 작품은 100% 디즈니 방드 데시네(BD·프랑스 만화)라고 강조했다.
구독형 서비스로 매달 5.99유로를 내면 웹툰을 볼 수 있다.
올해 초 아마존, 애플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웹툰 사업에 뛰어들면서 눈길을 끈 가운데 현지 만화 출판사들까지 가세하는 모양새다.
그간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픽코마 등 국내 웹툰 플랫폼이 미국, 일본, 프랑스를 비롯해 전세계 만화 시장에 적극적으로 웹툰을 알려왔다.
초창기까지만 하더라도 웹툰은 한국에서 건너온 생소한 장르로 여겨졌다.
특히 전통적으로 만화 강국으로 꼽혀온 일본이나 프랑스에서는 여전히 출판만화에 비해 웹툰이 경시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점점 Z세대(1997∼2006년생)를 중심으로 스마트폰에 적합한 웹툰을 보는 경우가 늘어나자 현지 출판사들도 더는 웹툰 시장을 외면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만화계 관계자는 "일본이나 프랑스 모두 출판만화에 자긍심이 있는 국가들"이라며 "그만큼 웹툰이 무시하기 어려워졌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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