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왕에게 신의 가호를"…바이든, 연설 도중 또 말실수 논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영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영화 '플레이밍 핫'(Flamin' Hot) 상영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총기규제 행사에서 뜬금없이 "이봐, 신이 여왕을 보호하길"(God save the Queen, man)이라며 작년 서거한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가리키는 듯한 발언을 해 또 다시 말실수 논란이 일고 있다.

AFP 통신·폭스뉴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코네티컷주 웨스트 하트퍼드에서 열린 총기규제 개혁 관련 행사에 참석해 '공격용 무기' 금지를 비롯한 대응책과 관련해 연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도 내가 그렇게 늙어보이지 않는다는걸 안다, 나는 103살 보다는 어리다"라고 농담할 정도로 여유를 보였다.

그러다 행사 말미에 이 지역에 폭풍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모든 참석자와 악수할 수는 없겠다고 언급한 뒤 영화배우 존 웨인의 대사를 인용하겠다며 "나를 거짓말을 하는, 개의 얼굴을 한 조랑말 병정(a lying dog-faced pony soldier)으로 만들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2018년 중간선거 유세 과정, 2020년 대선 때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참패한 직후에도 했다가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존 웨인이 출연한 180여편의 영화에 정작 이같은 대사가 없기 때문이다.

행사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말실수가 등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리를 떠나면서 "이봐, 신이 여왕을 보호하길"(God save the Queen, man)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AFP는 "그가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어떤 여왕을 지칭한 것인지, 왜 전통적인 영국의 애국적 구호로 들리는 말을 외쳤는지 아무도 설명할 길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일정을 종일 동행한 후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취재 내용을 공유하는 역할을 맡은 '풀 기자' 댈러스모닝뉴스의 토드 길먼도 이날 발언을 전하며 "여러분 중 일부는 왜 이런 말이 나왔는지 물었는데, 나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 매체인 폭스뉴스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독립해나온 국가에 동일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행사를 마무리해 혼란을 불러일으켰다"며 "기자회견장 밖에서 이 언급을 놓고 바이든의 인지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커지자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군중 속 누군가에게 답변을 하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AFP는 "코네티컷 여왕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잦은 실언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올해 80세의 고령으로 국정수행 능력과 재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치매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개최국인 캄보디아를 '콜롬비아'라고 지칭하는가 하면, 10월 중간선거를 코앞에 두고서는 미국의 주가 54개라고 언급했는데, 미국은 50개 주로 이뤄졌다.

이 외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일주일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한국'(South Korea)'을 '남미(South America)'로 잘못 언급했고, 지난해 9월에는 백악관 행사에서 교통사고로 이미 사망한 연방 하원의원의 이름을 부르며 찾는 모습을 보이는 등 크고 작은 말실수를 반복해왔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