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서후면 의성김씨 학봉(鶴峯) 김성일 종가는 지난 17일(음력 4월 29일) 불천위(不遷位) 김성일(1538~1593) 신위를 기리는 제사를 성대하게 봉행했다.
이날 제사에는 김종길 종손을 비롯해 전국 50여 명의 후손들이 참석했다. 학봉 종가는 몇 해 전부터 퇴계 상계문중이 제사를 초저녁에 모시기로 결정한 이후 문중회의를 거쳐 초저녁에 불천위 제사를 올리고 있다.
전국에 흩어진 후손들이 더 많이 참석해 봉제사를 통해 문중 후손들간 교류와 화합, 문중회의 등 축제의 시간으로 만들고, 후손들이 제사를 모신 이후 일터로 돌아가기 편하도록 한 배려다.
종부를 비롯해 후손들이 정성껏 준비한 불천위 제삿상에는 김성일 별세 후 제사가 시작된 이래, 한번도 빠지지 않은 특별한 제사 음식이 올랐다.
'산마'다. 약과 위에 얹어 익혀서 올린다. 송기(소나무 속껍질)를 사용한 송기 떡과 소금장, 청포묵도 제수로 빠지지 않았다.

이런 제사 음식은 학봉 김성일 선생이 임진왜란 당시 경상도 전쟁터 곳곳에서 민생을 돌보며 전쟁을 총괄해 진두지휘하는 절도사와 관찰사, 초유사 등의 직분을 생사를 돌보지 않고 수행하면서 겪어야 했던 고초와 관련이 있다.
김성일은 자신의 안위보다 굶주리는 백성을 구휼하고, 전염병이 도는 전쟁터에서 장수와 병사들을 독려하다 병으로 죽어갔다. 이 같은 고귀한 정신과 평소의 가르침을 기리고자 수백 년이 흐른 지금도 제사상에 반드시 올리는 음식들이다.
제사상 뒤에는 퇴계 집안에서 시집 온 지금의 종부가 3년에 걸쳐 수놓은 병풍을 쳤다. 학봉의 유훈과 같은 '백세청풍'(百世淸風), '지주중류'(砥柱中流)라 쓴 대형 족자와 퇴계가 학봉에게 내린 병명(屛銘) 등 글을 담았다.
한편, 이날 불천위 제사에 앞서 후손들이 지난 1991년 출범시킨 '광문회'(光門會) 고유제도 열렸다.
'광문회'는 공·사 생활에서 성실히 정진해 보람찬 성취를 이룬 후손들을 종가에 초대하고, 불천위 사당에 고유해 조상의 음덕에 감사하며 자긍심을 키워주고 문중의 귀감이 되게하는 등 문중을 빛낸 후손들을 자랑하는 모임이다.
고유제에서는 성균관유도회 안동지부장을 맡아 일해왔던 김동섭, 무역진흥을 통해 국가산업발전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받은 김규신, 성균관 전인(典仁)에 선임된 김시철 등 가문을 빛낸 3명의 후손들을 선조들께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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