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억수로 많네"
18일 낮 최고기온이 34℃에 이르는 폭염 속에서도 대구 북구 고성동 DGB대구은행파크 일대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17일부터 열린 '떡볶이 페스티벌'을 즐기러 온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무더운 날씨 탓에 저마다 손에는 양산과 부채 등이 가득했지만 이미 시선은 로제, 짜장, 깻잎 등 다양한 종류의 떡볶이에 쏠려있었다. 북구청이 준비한 1천700석의 좌석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고 재료가 소진된 부스들은 잠시 휴식 시간을 갖고 재료를 사러 가기 바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야외에서 열린 '떡볶이 페스티벌'은 전년 대비 예산과 행사 규모가 동시에 늘었다. 대구뿐 아니라 전국의 유명 떡볶이 맛집 23곳이 참가했고 다양한 간식과 음료 등을 판매하는 업체 17곳이 자리를 지켰다.
대학교에서 떡볶이 동아리 회장을 맡았다는 강전욱(27) 씨는 "한 곳에서 여러 떡볶이를 맛볼 수 있는 이 행사에 꼭 오고 싶어 여자친구와 함께 서울에서 새벽 기차를 타고 대구에 왔다"며 "듣던 대로 대구에 더위가 만만치 않지만 좋아하는 떡볶이가 워낙 다양해 앞으로도 매년 오고 싶다"고 말했다.
행사장은 유모차를 타고 오는 갓난아기부터 자전거를 끌고 오는 어르신까지 남녀노소가 가득했다. '떡볶이 마니아'를 자처한 변승원(15) 군은 "작년 행사 때 못 왔던 게 너무 아쉬워 이번에는 가족들과 다 함께 경북 문경에서 왔다"며 "저와 동생은 바질 떡볶이가 가장 맛있었지만 부모님은 시래기 떡볶이를 최고로 꼽는 등 어떤 재료를 넣어도 맛있는 음식이 떡볶이인 것 같다"고 했다.
관람객들뿐 아니라 부스를 운영하는 떡볶이 업체 대표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팔달시장 자매분식을 운영하는 배극민(43) 대표는 "첫날 1천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을 준비했는데 금세 동나 중간에 다시 재료를 사러 가기도 했다"며 "매출은 물론 홍보효과까지 얻게 되니 일석이조"라고 밝혔다.
행사가 향후 더 개선되길 바라는 목소리도 컸다. 특히 떡볶이가 뜨거운 음식인 만큼 날씨가 더운 6월보다는 봄이나 가을에 열렸으면 좋겠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날 현장에서도 시민들이 햇빛을 피해 테이블이 없는 바닥에 앉아 구매한 떡볶이를 먹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한 떡볶이 업체 관계자는 "날씨가 더우면 야외에서 조리하는 사람에겐 정말 고역이다. 음식이 상할 위험도 크다"며 "시민분들이 더 맛있고 즐겁게 떡볶이를 즐길 수 있도록 내년에는 시기를 좀 조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협소한 공간 탓에 '새치기'가 빈번하게 일어나 억울함을 토로하는 시민도 있었다. 남자친구와 이곳을 방문한 이모(26) 씨는 "따로 안전관리를 하는 요원이 없는지 부스별로 대기줄이 계속 엉키고 조리시간도 길어 기다리느라 진을 다 뺐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북구청 관계자는 "대구FC 경기 일정과 행사 일정을 조율하다 보니 부득이하게 이날 행사를 열게 됐다"며 "시민분들이 지적해주신 사항은 잘 반영해 내년에는 더 풍성한 행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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