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사실상 첫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는 공공기관에 대한 대수술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경영 실적 부진으로 기관장 해임 건의를 받은 기관이 5곳, 경고 조치가 내려진 기관이 12곳으로 각각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984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시작 이후 가장 많다.
이번 경영평가는 윤 정부의 국정 철학이 처음으로 반영돼 이뤄졌다. 문재인 정부가 중시했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사회적 가치 구현 지표의 배점을 25점에서 15점으로 낮춘 반면 실질적인 경영 성적인 재무 성과를 10점에서 20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렇게 했더니 가려졌던 방만 경영 등 공공기관의 구조적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재무 성과 배점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경영 실적이 좋지 않은 공공기관들이 대거 낙제점을 받았다.
기관장 해임·경고 조치를 받은 17개 기관 중 16곳의 기관장이 문 정부 시절 임명된 이른바 '알박기 인사'다. 평가 대상 공공기관 130곳 중 문 정부 때 임명된 기관장이 108명(83.1%)이나 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능력도 안 되는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들에게 공공기관을 맡긴 문 정부의 책임이 막중하다. 지난달 초 윤석열 대통령은 "새로운 국정 기조에 맞추지 않고 애매한 스탠스(자세)를 취한다면 과감하게 인사 조치하라"고 했다. 이번 경영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능력이 안 되는 기관장들에 대한 물갈이가 시급하다.
인적 쇄신과 함께 공공기관에 대한 과감한 수술도 같이 이뤄져야 한다. 347개 공공기관 부채가 문 정부를 거치면서 493조 원에서 670조 원으로 폭증했다. 인력은 34만5천 명에서 43만9천 명으로 증가했다. 하는 일은 달라지지 않았는데 빚과 인력만 잔뜩 늘어났다. 공공기관 평균 부채비율은 174%나 된다. 공공기관 적자를 메우려면 공공요금을 올리거나 세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 국민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간다. 이번 경영평가가 공공기관 대수술의 신호탄이 돼야 하는 당위성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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