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대, 중앙아시아 거점 마련 ‘교육 실크로드’ 만든다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배출 대학 등 TOP 5개 대학과 교류 물꼬 터
사마르칸트국립대, 새마을학·새마을운동 공유 위해 단과대학 설립 약속
복수학위제 시행 및 해외캠퍼스 교환 논의

최외출 영남대 총장 일행이 사마르칸트국립대와 교류를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 영남대 제공
최외출 영남대 총장 일행이 사마르칸트국립대와 교류를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 영남대 제공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영남대학교의 학문과 교육시스템이 중앙아시아로 진출한다.

국내 대학들이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선진국 및 주요 국가와 교류에 나서거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의 유학생 유치에 주력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한국 발전 경험 공유 즉, '새마을학'으로 대표되는 영남대의 학문 수출과 해외캠퍼스 개설로 대륙별 현지 거점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잇는 중앙아시아의 지정학적 특성을 고려하면 영남대의 한국 발전 경험 공유와 글로벌 교육 확산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영남대가 추구하는 인류사회 번영에 공헌하는 창의혁신대학이라는 비전과 맞닿아 있다.

지난 6월 4일부터 11일까지 영남대 최외출 총장과 한동근 산학연구부총장, 국제처 관계자들이 6박 8일의 일정으로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다. 일주일의 짧은 일정 속에 최 총장 일행은 우즈베키스탄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전체에서 최고 수준으로 손꼽히는 주요 5개 대학과 교류 협약을 체결하고, 구체적인 교류 방안을 협의하는 등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방문으로 교류 물꼬를 튼 대학들은 카리모프(Islam Karimov) 전 대통령을 배출한 타슈켄트국립경제대학교(Tashkent State University of Economics)와 공학 분야 중앙아시아 최고 명문인 타슈켄트정보기술대학교(Tashkent University of Information Technologies), 우즈벡의 '삼성그룹'이라 불리는 아크파그룹(AKFA Group)에서 설립한 아크파대학교(AKFA University), 실크로드의 중심에 위치한 사마르칸트국립대학교(Samarkand State University), 그리고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2,500여 년 고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2018년 졸업생 평가 우즈벡 국내 1위를 차지한 부하라국립대학교(Bukhara State University) 등 총 5개 교.

이번 협약 체결로 학부(2+2, 3+1) 및 대학원(1+1) 복수학위제 등을 통해 우즈베키스탄의 우수 인재들이 영남대의 교육시스템에서 수학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마을학, 컴퓨터과학, 정보통신공학, 소프트웨어공학, AI, 한국어, 글로벌 비즈니스 등 영남대가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주요 학문 분야를 출발점으로 학술 교류를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영남대와 타슈켄트국립경제대가 업무 협약을 맺고 있는 모습. 영남대 제공
영남대와 타슈켄트국립경제대가 업무 협약을 맺고 있는 모습. 영남대 제공

특히, 사마르칸트국립대와의 교류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사마르칸트국립대는 지난해 영국 QS 대학평가에서 우즈베키스탄 4위에 오른 명문 국립대다. 이번 영남대 총장 일행의 우즈베키스탄 방문도 사마르칸트국립대 할무라도프(Khalmuradov Rustam Ibragimovich) 총장의 적극적인 러브콜이 발단이 됐다. 할무라도프 총장은 교육부 제1차관과 사마르칸트 주지사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상원의원과 대통령 대리인도 맡고 있어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영향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할무라도프 총장은 최 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드디어 내가 찾던 사람을 찾았다"라고 연신 되뇌면서 "우즈벡을 넘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전체의 빈곤 극복과 인적자원 개발을 위해 영남대의 새마을학이 너무나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교육을 위해 새마을학을 가르칠 단과대학과 학과도 설립할 테니 영남대가 적극 협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이에 더하여 할무라도프 총장은 "영남대와의 협력 계획에 대해 조만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고, 학내 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수립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사마르칸트국립대는 최 총장 일행을 중앙아시아의 전통 마을공동체인 '마할라'(Mahala)로 안내해 새마을운동 시범사업 시행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영남대와의 교류 협력을 적극 요청했다.

이밖에도 최 총장 일행은 주우즈베키스탄 한국대사관 방문, 동문간담회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지난 5일 타슈켄트 시내에서 열린 동문간담회에는 현재 대학 총장, 교수, 기업체 CEO와 임원 등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졸업생 17명이 참석해 최 총장을 환영하며 모교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이들은 최 총장 방문을 계기로 현지 동문회를 공식적으로 결성하고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의 영남대 유학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가운데 우즈벡 대학 총장으로 재직 중인 한 동문은 다음날 최 총장 일행을 본인의 학교로 초청해 총장실에 걸린 영남대학교 석사학위기를 자랑스럽게 소개하기도 했다.

타슈켄트정보기술대에서 양 대학 간 교류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최외출 영남대 총장. 영남대 제공
타슈켄트정보기술대에서 양 대학 간 교류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최외출 영남대 총장. 영남대 제공

이번 출장 결과에 대해 최외출 총장은 "선진국 주요 대학과의 교류 못지않게 개도국과의 교류 확대는 대학의 발전은 물론 대한민국의 국제사회 기여를 위해서도 무척 중요하다. 우즈베키스탄과의 이번 교류는 현지 최상위권 대학에서 적극적으로 교류와 협력을 요청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영남대는 인류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교육목표를 갖고 있다.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세계적 요청에 적극 응하겠다"면서 "영남대에서 전문 역량을 쌓은 인재들이 한국과 국제사회의 공동 번영에 기여하면서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아낌없이 응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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