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송도해수욕장 '17년 만의 재개장' 불발, 왜?

바다시청 등 기반시설 장소 놓고 잡음 심해
늦춰진 공사 일정에 ‘기반시설 갖춰서 내년에’

19일 포항 송도해수욕장의 임시 바다시청 예정부지에 기본 토목 공사가 중단된 채 모래만 가득 쌓여 있다. 신동우 기자
19일 포항 송도해수욕장의 임시 바다시청 예정부지에 기본 토목 공사가 중단된 채 모래만 가득 쌓여 있다. 신동우 기자

17년 만에 다시 문을 열기로 했던 경북 포항 송도해수욕장(매일신문 지난해 11월 20일 보도)이 '바다시청' 등 기반시설을 갖추지 못해 결국 재개장이 불발됐다.

19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16일 포항해수욕장협의회 회의에서 송도해수욕장 개장 승인을 내년 7월쯤으로 조정했다.

해수욕장 종합기반시설인 '바다시청' 공사 진행이 원할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당초 계획했던 다음달 개장을 도저히 맞추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바다시청이란 피서지 관련 행정업무는 물론, 샤워장과 화장실, 응급구호시설, 해양경찰 임시파출소 등이 설치되는 해수욕장의 기본 인프라 시설이다.

포항시는 올해 초 송도해수욕장 지정 승인을 완료하고 백사장 중심인 '워터폴리 전망대' 부근에 바다시청 부지 건립을 결정했다.

다만, 정식 바다시청 공사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려 올해 4월부터 1억여원을 들여 송도해수욕장 '여신상 광장' 인근에 임시 바다시청 등 편의시설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공사는 터파기 등 기본적인 토목공사조차 완료되지 못하고 있다.

임시 바다시청 인근 건물주들이 '조망권 침해 등 영업에 극심한 방해를 받는다며 반대를 하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바다시청 위치를 놓고 몇몇 상인들 간의 갈등이 적지 않으니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도 못하고 그렇게 염원하던 해수욕장 재개장마저 불발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공사가 미뤄져 다음달 초로 예정됐던 개장시기까지 기본 편의시설이 완공되지 못하게 되자 포항시는 결국 개장 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송도해수욕장 재개장이 갖는 상징성을 생각하면 어설프게 편의시설을 갖추는 것보다 어떻게든 제대로 준비를 해서 문제없이 개장을 맞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송도해수욕장(포항시 남구 송도동)은 길이 1.3㎞·폭 50∼70m에 이르는 너른 백사장과 주위 우거진 소나무숲 등을 자랑하며 1990년대 이전까지 매년 수십만명이 찾았던 경북 동해안 대표 피서지였다.

하지만, 철강산업단지와 포항신항만 등 각종 개발로 인한 백사장 유실과 수질 오염으로 인해 2007년부터 해수욕장으로서 문을 닫았다.

이후 각종 복원공사를 통해 과거 백사장 모래 품질을 되찾고 수질까지 정상화되며 지난해 해양수산부 '해수욕장 지정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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