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저에 대한 정치 수사에 대해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며 "소환한다면 열 번 아니라 백 번이라도 응하겠다.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했다.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발언은 '방탄 정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데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안은 지난 2월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민주당은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민주당 출신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도 부결시켰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 4건 모두가 부결돼 '방탄 정당'이란 지탄을 받고 있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은 '법 앞에서 평등'이란 민주주의 대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이런 연유에서 이 대표도 지난 대선 때 "(불체포특권) 폐지에 100% 찬성한다"며 폐지를 공약했다. 대선 후에도 "이재명 같은 깨끗한 정치인에게는 전혀 필요한 것이 아니다"며 폐지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자 불체포특권 뒤에 숨었다. 전형적인 언행 불일치를 보여줬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 대표가 직접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만큼 이제 실행이 중요하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스스로 법원에 출석해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길 바란다. 허언이 돼서는 안 된다. 또한 민주당 관련 검찰 수사가 줄줄이 대기 중인 상황인 만큼 구속영장이 청구될 민주당 의원들 역시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말고 법원에 나가 영장실질심사를 받도록 하는 데 이 대표가 앞장서길 촉구한다. 이 대표는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 수사'로 규정했다. 나중에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검찰 수사를 정치 수사라고 호도하면서 불체포특권을 앞세워 본인을 방탄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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