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하기 전부터 '외유성' 논란에 시달렸던 대구 북구의회의 해외연수가 연수를 마친 후에도 부실한 보고서와 일정 등으로 비판받고 있다. 유럽에서 최대 명절로 꼽히는 부활절 연휴 기간에 연수를 강행해 부실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북구의회가 공개한 '의원 및 직원 공무국외출장 결과 보고'에 따르면 북구의원 17명과 의회 관계자 등 25명은 지난 4월 3일부터 12일까지 8박 10일 동안 예산 8천800만원을 들여 헝가리, 오스트리아, 체코, 독일 등 동유럽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구의회는 사전 해외연수 계획서에는 12개 기관을 공식 방문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지 사정으로 10개 기관만 방문했다. 4곳은 궁전과 성 등 관광지였고 6곳은 페스트 카운티 의회(헝가리), 빈시청(오스트리아), 슈피텔라우 폐기물 소각장(오스트리아), 코도프 노인 요양원(체코), 뮌헨 고용센터(독일), 프랑크푸르트 시청(독일) 등이었다.
각 상임위별 공무출장보고서에 비교적 상세히 언급된 곳은 '코도프노인요양원'이 유일하다. 구체적인 설명과 함께 요양 시스템에 관한 장·단점 분석,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와의 비교 등이 담겼다.
반면 '뮌헨 고용센터'와 각 지역의 의회·시청 등은 인터넷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기본적인 설명과 간단한 실무자 인터뷰가 전부였다. '슈피텔라우 폐기물 소각장'은 전체 143페이지 중 관광지 소개란에서 1페이지만 기술됐다.
북구의회는 해외연수를 떠나기 전 '공무국외여행자 심사위원회'로부터 받은 지적도 이행하지 않았다. 심사위는 지난 2월 관광지 방문을 줄이고 상임위별로 연수 일정이 달라야 한다고 지적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그 결과 행정문화위, 복지보건위, 신성장도시위 등 3개 상임위 결과보고서에서 '코도프 노인요양원', '이자르강'(독일 뮌헨), '가소메터 시티'(오스트리아 빈) 등 같은 장소에 대한 언급을 반복했다.
연수 기간이 유럽의 대표적인 연휴인 '부활절'과 겹쳐 정상적인 연수가 불가능했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된다. 지역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유럽의 부활절은 우리나라 명절처럼 연휴가 길다. 이 기간에는 유럽 방문을 꺼리는 게 통상적이다. 왜 하필 이 시기로 연수일정을 잡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부활절 연휴에 해외연수를 떠난 것은 대구 북구 조례에 명시된 '공무국외출장 심사기준'에서 '방문 국가의 관습이나 공휴일 등을 감안'한다는 항목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며 "원활한 해외연수가 이뤄졌을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차대식 북구의회 의장은 "해외 연수를 가기 전 세 차례 간담회를 열면서 유럽 기관들과 사전에 질의서를 주고받는 등 알찬 연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부활절 연휴와 관계없이 연수 일정은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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