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팔공산에서 경제를 찾자

우성진 팔공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공동의장(동서미래포럼 공동대표)
우성진 팔공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공동의장(동서미래포럼 공동대표)

팔공산이 국내 23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더 크고 더 나은 팔공산의 미래를 위해 팔공산의 국립공원 지정에 함께한 대구 시민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산림이 주목받고 있다.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산림을 내 집 정원에 끌어들이고, 힐링과 휴양, 건강을 위해 숲을 찾는 이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그래서 산림에서 '경제'가 나오고 있다. 산림 복지와 휴양이 각광받으면서 일자리가 늘고, 새로운 관광수익도 창출되고 있다.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2020년 기준으로 259조 원에 이른다. 국내총생산 1,941조 원에 대비해 13.3%나 차지한다. 산림의 공익적 가치 중 온실가스흡수·저장기능이 97.6조 원으로 37.8%, 산림경관기능이 31.8조 원으로 12.3%, 산림휴양기능이 28.4조 원으로 11.0%를 차지한다.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1인으로 환산하면 국민 1인당 500여 만원의 혜택을 받는 셈이다.

팔공산은 전국 최고 수준의 자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22개 국립공원의 평균 생물종수가 4,892종인데, 팔공산은 5,296종으로 8위를 차지한다. 자연경관은 77개소로 7번째, 문화경관은 92개소로 '넘버 2'다. 연평균 탐방객 수는 392만 명으로 국립공원 중 3번째이다. 팔공산의 경제적 가치가 매우 크다는 의미다. 게다가 대구권이라는 큰 도시를 품고 있어 효용적 측면에서 국립공원 팔공산의 미래는 더욱 밝다고 보여진다.

한편으론 국립공원 승격으로 자연환경 훼손을 방지하고 복원하기 위해 안식년 도입, 탐방로 출입 제한 등의 조치가 예상한다. 개인의 사유권 행사도 예전보다는 좀 더 세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보호할 것은 국립공원의 품격에 맞게 보호하고, 활용할 것은 최대한 활용해 지역경제에 이바지해야 한다.

몇 가지를 제안한다.

먼저 시민들의 팔공산 사랑을 위해 가령 8월 3일을 팔공산(803)의 날로 정해 기념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특별한 숲을 조성하자. 장기적 안목을 갖고 수요자 중심의 팔공산 명품 숲을 여러 조성한다면 탐방객들의 수는 크게 증가할 것이다.

산림복지시설도 시대에 맞게 갖춰보자. 캠핑, 레저, 체험 등 멀티 기능을 갖춘 자연휴양림은 젊은이들과 가족 단위 탐방객들에게 인기다.

산림에서 일자리를 만들자. 숲을 곁에 두고 건강하게 살고 싶은 도시민들을 위한 산림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만들면 숲해설사 등 일자리가 양산된다. 나무의사 등 산림분야 전문직종도 더욱 늘 것이다.

부산 기장에 가면 아홉산 숲이라는 명소가 있다. 정부나 지자체가 조성한 숲이 아니라 남평 문씨 집안이 400년 가까이 가꿔온 16만여 평의 개인숲이다. 일반에 공개한지 몇 해 되지 않았다. 5천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이 숲의 자랑은 대나무(맹종), 편백, 금강소나무숲이다. 맹종숲은 단일 수종으로 전국 최대 규모다.

대나무 하나 하나가 으리으리하다. 금강소나무숲과 편백나무숲도 맹종숲에 비해 한치의 모자람도 없다. 숲을 탐방하는데 3시간 정도 걸리며 탐방을 마치면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탄성이 절로 난다.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인기다. 탐방객이 늘자 숲 주변에 카페와 음식점이 들어서는 등 새로운 경제가 형성되고 있다. 아홉산 숲의 경제적 가치는 팔공산에 오버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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