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3포수' 선발 묘수 통했다…공격 힘 싣는 고육지책

강민호, 김태군, 김재성 동시에 선발 출장
타격 부진 속 공격력 강화 위한 고육지책
김재성이 1루 맡아 동시에 활용 가능해져

삼성 라이온즈의 포수 강민호.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포수 강민호. 삼성 제공

고육지책인데 제법 쓸 만하다. 화력이 부족해 고전 중인 삼성 라이온즈가 포수 3명을 한꺼번에 선발 출전시키는 방법으로 공격에 힘을 싣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다른 구단들은 삼성더러 '포수 왕국'이라 불렀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구단의 주전 포수급 자원이 셋이나 되기 때문. 주전과 백업 등 두 명은커녕 한 시즌을 믿고 맡길 주전 포수 하나가 마땅치 않은 구단도 있는 마당에 이 정도면 큰 호사다.

삼성 라이온즈의 포수 강민호.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포수 강민호. 삼성 제공

삼성의 주전 포수 강민호(38)는 자타공인 국내 최고 수준이다. 베테랑답게 수비가 좋을뿐더러 공격에서도 팀의 중심이다. 김태군(34)은 안정된 수비가 강점. 언제든 안방을 믿고 맡길 수 있다. 2022시즌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방망이 솜씨도 좋아졌다. 김재성(27)은 날카로운 타격 솜씨가 돋보인다.

최근 삼성의 화력은 기대에 못 미친다. 21일 경기 전까지 삼성의 팀 타율은 0.249로 10개 구단 가운데 9위. 팀 평균자책점이 최하위(4.77)인 마당에 타선마저 마운드를 지원하지 못하니 연패가 잦고 역전패가 많을 수밖에 없다.

삼성 라이온즈의 포수 김태군.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포수 김태군. 삼성 제공

공격력을 갖춘 강민호, 김태군, 김재성을 모두 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문제는 수비 위치. 포수가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자리는 포수와 지명타자 2개뿐이어서다. 삼성이 짜낸 묘수는 김재성을 1루수로 출장시키는 것이었다. 마침 주전 1루수 오재일이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 있는 상태이기도 했다.

지난 18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1군 엔트리에 있던 포수 3명이 모두 선발 출전 명단에 포함됐다. 강민호는 지명타자, 김재성은 1루수로 나섰고 김태군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타선에선 강민호부터 차례로 4~6번 자리를 맡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포수 김태군.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포수 김태군. 삼성 제공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김재성은 2안타 2타점, 강민호는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김태군까지 3루타를 포함해 2안타를 날렸다. 이들이 타선을 주도하면서 삼성은 7대5로 승리, 5연패 사슬을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20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도 이들 셋은 나란히 선발 출장했다. 이번에는 강민호가 안방을 지켰고 김태군이 지명타자로 나섰다. 김재성은 1루수 미트를 꼈다. 공격에선 강민호, 김재성, 김태군가 차례로 4~6번 타순에 들어섰다.

삼성 라이온즈의 포수 김재성. 최근에는 1루수로도 나서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포수 김재성. 최근에는 1루수로도 나서고 있다. 삼성 제공

다만 이 운영 방식에서 걸림돌은 김재성에게 1루 수비가 낯설다는 점. 손주인 수비코치가 1루 수비 훈련을 알뜰히 챙겼다. 내야수들의 좋지 않은 송구를 확실히 잡지 못하는 경우가 있긴 했으나 김재성은 무난한 수비로 합격점을 받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앞으로도 이들을 동시에 활용할 뜻을 비쳤다. 박 감독은 "낯선 자리인 것치고는 김재성이 수비를 잘 해주고 있다. 이들이 중심 타자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당분간은 이렇게 갈 것 같다"며 "날씨가 더워지면 포수들이 특히 힘들어 체력 안배가 필요하다. 이들 셋이 번갈아 포수 마스크를 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포수 김재성.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포수 김재성. 삼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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