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이 소장품 기획전 '회화 아닌'을 1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2021년 '모던 라이프', 2022년 '나를 만나는 계절'에 이어 올해 선보이는 소장품 기획전 '회화 아닌'은 미술과 기술 매체의 만남이 가지고 온 미술 형식의 새로운 변화를 살펴본다.
전시는 개관 준비기부터 현재까지 수집한 작품 중 비디오 매체의 특성을 탐색했던 미디어아트 초기 작품과 동시대 예술가의 뉴미디어, 사진 작품 등 34점을 ▷확장하는 눈 ▷펼쳐진 시간 ▷경계 없는 세계 등 3가지 주제로 나눠 조명하고, 최근 현대미술의 동향을 소개한다.
특히 1970년대 대구현대미술제에서 현대미술의 중심 역할을 하며 비디오 등 새로운 매체적 실험을 했던 이강소, 박현기, 김구림 등의 대구 작가들과 백남준, 김순기, 김해민 등으로 계승돼 온 국내 미디어 1세대 작가들의 관계뿐만 아니라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는 동시대 작가들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
첫 번째 주제 '확장하는 눈'에서는 비디오 아트의 탄생을 알린 백남준을 포함해 김구림, 김순기, 김해민, 박현기, 백남준, 이강소, 정재규 등 미술의 외연을 확장했던 일군의 작가들을 소개한다. 물성적 특징을 띈 전통적 매체를 탈피하고 비디오 아트가 한국에 도입되고 수용되던 초기 비디오에 관한 설치, TV 조각, 프레임에 대한 형식적 탐구, 개념적 인식으로서의 사진, 대중매체에 대한 관심 등을 살펴본다.
두 번째 주제 '펼쳐진 시간'은 뉴미디어 예술이 등장하면서 가장 두드러진 특성인 시간에 주목한다. 기술 발전과 디지털 혁명은 매체 간 형식적 실험과 결합을 가능하게 하고, 단일한 시각 중심의 미술에서 사운드, 인터랙티브, 채널의 다변화 등 새로운 요소들을 개입시켰다. 이 파트에서는 김구림, 김신일, 오민, 무진형제, 오정향, 임창민, 정정주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 주제 '경계 없는 세계'는 가상과 실재의 경계가 불명확해진 예술세계에 대해 조명한다. 데이터 최소단위인 픽셀로 이루어진 디지털 사진과 영상은 편집과 합성이 가능한 매체적 특성으로 인해 예술가들의 정교하고 효과적인 표현 도구로 적극 이용된다.
이러한 매체의 자유로운 변형과 결합으로 예술은 가상과 실재를 통한 유희, 현실에 대한 성찰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물음과 예언을 자유롭게 나타낸다. 유현미, 임택, 임창민, 왕칭송, 정연두, 류현민, 이수진, 데비 한, 조습, 전소정의 작품을 통해 그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박보람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단순히 최신 기술의 흐름을 반영하는 동시대 작품을 선보이기보다는 미술과 기술의 만남으로 인해 나타난 변화와 그 속성을 탐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10월 9일까지. 053-803-7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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