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참사의 발단으로 꼽히는 전통시장 정비사업의 시행대행사 대표가 첫 공판에서 혐의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다음 기일에 의견을 밝히겠다"고 했다.
대구지법 제12형사부(이종길 부장판사)는 21일 오전 횡령, 업무상 횡령, 배임, 업무상 배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위반, 민사집행법 위반 등 6개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고 심리를 진행했다.
2013년부터 전통시장을 쇼핑몰, 오피스텔 등으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을 맡은 A씨는 2019년 조합 돈 19억6천만원을 횡령해 개인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하고, 13억2천만원에 달하는 분양 대행 수수료를 부당하게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A씨 측 변호인은 "공소 제기 내용이 방대해 기록을 검토 중이다. 다음 기일에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내고 증거채택 동의 여부도 밝히겠다"고 짧게 말했다.
이날 재판에는 정비사업조합의 실질적 조합장 역할을 한 수석이사 B씨와 전 조합장 C씨, 분양대행활동을 총괄한 D씨 등이 배임 및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함께 기소돼 출석했다. 이들은 모두 범행을 저지를 의도가 없었다거나 공모한 적이 없다며 혐의 사실을 부인했다.
지난해 6월 9일 대구 변호사사무실 방화 참사를 일으킨 방화범 천 모 씨는 개인투자자 자격으로 이 사업에 6억8천만 원을 투자했지만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천 씨는 이 과정에서 A씨를 대리한 변호사 사무실에 불을 질러 6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갔다. A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8월 16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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