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모른다. 유권자들은 좀 더 지켜보겠다는 뜻이다. 시간도 충분하다. 6월 22일 현재 293일 남은 2024년 총선 여론의 흐름이다.
작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지원론 vs 심판론' 또는 '국민의힘 vs 더불어민주당 지지'의 여론조사는 모두 28개. '심판론 또는 민주당 지지'가 25승 1무 2패로 압도적으로 앞선다. '국정 지원론 또는 국민의힘 지지'는 평균 40.0%, '정권 심판론(견제론) 또는 민주당 지지'는 평균 48.4%다.
'국정 지원론 또는 국민의힘 지지'의 여론은 최저 36%였는데, 작년 12월 초와 4월 초였다. 최고는 46%로 5월 말이었다. '정권 심판론(견제론) 또는 민주당 지지'의 여론은 최저 43%로 5월 초였고 최고는 56.2%로 대통령 당선 1주년 때였다.
28개의 여론조사는 '지원론 vs 심판론' 또는 '국민의힘 vs 민주당 지지'의 다양한 설문을 시간적 순서로 나열한 것이다. 따라서 장점은 여론의 흐름을 볼 수 있는 것이고, 단점은 서로 다른 설문의 조사를 동일한 것처럼 간주하는 위험성이다.
그래서 동일 또는 유사한 설문을 사용한 일정한 간격의 조사들을 본다. 28개의 여론조사 중 9개가 여기에 해당하는데, 그중 하나는 5월 초부터 2주 간격으로 2회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5월 초순 '지원론 vs 심판론은 44% vs 43%'였다가 5월 하순 46%로 동률을 이룬다. 가장 최근의 조사로 현재 여론의 흐름을 반영한다.
일정 간격의 동일 또는 유사 설문의 조사 9개 중 7개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6월 초까지 걸쳐 있다. 이에 따르면 '국정 지원론'은 '36%, 44%, 42%, 36%, 37%, 39%, 그리고 37%'로 이어지고, '정권 심판론'은 '49%, 50%, 44%, 50%, 49%, 51%, 그리고 49%'다. 전체적으로 보면 28개 여론조사의 평균(40% vs 48%)으로 수렴하는 양상이다.
28개의 여론조사 중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중도 또는 무당층의 선택이다. 28개의 조사 중 27개가 이들을 따로 뽑아 분석했는데, 중도 또는 무당층의 '지원론 또는 국민의힘 지지 vs 심판론 또는 민주당 지지'의 여론은 평균 '33% vs 54%'였다. '지원론'은 최저 17%를 기록하기도 했고 4월 초순이었던 이때 '심판론'은 69%로 최고를 기록한다. 27개의 조사 중 24번 '심판론'이 50%를 넘는다.
따라서 오늘 현재 내년 총선을 향한 민심은 첫째, 오차범위 내외로 '심판론 또는 민주당 지지'의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다. 둘째, 선거의 향방을 결정할 중도 또는 무당층은 '심판론 또는 민주당 지지'로 좀 더 기울어져 있다.
총선은 야권의 시간으로 시작한다. 민주당은 '김은경 혁신위'를 시작했지만 "혁신위가 성공한 사례는 없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갓 출범한 민주당 혁신위를 비대위로 가는 징검다리로 보는 이유다. 친명(친이재명)도, 비명도, 그리고 반명도 향후 민주당의 총선 체제를 향한 공통분모는 비대위다.
예를 들어 '김부겸 비대위'가 2016년 김종인 비대위처럼 '이해찬과 정청래 공천 탈락'부터 시작한다면 '심판론 또는 민주당 지지'는 더 높아질 것이다. 물론 그 출발은 '왜 5년 만에 40%대 지지율의 퇴임 대통령에도 불구하고 정권을 내놨느냐?'에 대한 반성이고 이게 김은경 혁신위의 첫 과제다.
임기 만 2년의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을 향한 유권자의 심사는 복잡하다. '제대로 일할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도 '권력의 오만과 독선은 막아야 한다'는 필요가 교차한다. 하는 걸 보면 마뜩지 않다는 게 지금의 여론이지만 '남은 임기를 생각하면 이렇게 둘 수도 없지 않냐'는 게 사람들의 생각이다.
이 지점이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행운(?)의 출발점이다. 두 명의 대통령밖에 누리지 못한 '타이밍의 포르투나'다. 임기 만 2년 안에 총선을 치른 3명의 대통령 중 두 명이 압승했다.
'진짜 실력의 비르투'는 승부의 쐐기를 박는다. 출발은 '총선 이후 대통령 권력이 강화된 경우도 대통령의 친위 세력이 대통령의 충성을 더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도 없다'는 역사적 교훈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윤석열의 정치적 운, 이제 마지막 시험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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