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구시 북구 침산동 한 빌라에 사는 A씨는 자신이 불법 점유자이며 전세금도 돌려 받을 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이유인즉 A씨는 건물주와 전세보증금 1억원에 월세 20만원으로 임대차 계약을 했는데, 건물 소유권은 신탁회사가 갖고 있었고 건물주는 신탁회사의 동의를 받지 않은 불법 계약이어서다.
이 같은 사실은 건물 주인이 4억원가량 종합부동산세를 내지 않아 지난달 2일 같은 건물 다섯 집이 한국자산관리공사 공매에 넘어가면서 드러났다. 피해 가구는 모두 17곳. 전세보증금만 15억5천만원에 이른다. 이에 피해자들은 사기 혐의로 건물주를 고소했고, 경찰에서 수사 중이다.
전세사기 피해지원을 위한 특별법 시행 22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대구에서 이 같은 전세사기 피해 신청자가 80명이 나왔다. 심지어 전세사기의 '진앙지'로 꼽히는 다가구 주택뿐만 아니라 한 아파트에서 10건이 넘는 집단 피해 신청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대구시에 따르면 4월 3일부터 전날까지 시에 접수된 전세사기 피해 현황은 모두 81건이다. 지역별로 보면 중구에서는 한 건도 없었고, ▷동구 8 ▷서구 13 ▷남구 2 ▷북구 24 ▷수성구 8 ▷달서구 21 ▷달성군 4 ▷기타 1 등이다. '기타'는 대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 부산에서 피해를 본 물건을 접수한 사례다. 순수하게 대구에서 발생한 피해는 80건이다.
권오환 대구시 도시주택국장은 "올 들어 전세사기 피해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했지만 피해 접수가 많지는 않았다. 그러다 특별법이 시행되자 72건이 쏟아졌다"면서 "달서구의 한 나 홀로 아파트에서는 일반 분양을 하고 남은 잔여 세대를 시행사가 갖고 있다가 12가구를 임대했다. 그런데 시행사 측이 공사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가압류가 들어왔다. 이 경우도 특별법상 전세사기 피해 요건을 충족해 집단 신청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시에서는 피해자 지원 요건을 갖추기 위한 안내가 계속되고 있고, 신청 문의와 상담이 계속되는 만큼 신청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피해자에 대한 기초조사와 법률상담을 계속 하는 등 피해자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피해자 결정은 이달 28일 국토교통부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특별법 시행 후 처음으로 이뤄진다. 시는 기존 접수된 사례 중 경찰, 국세청 등의 합동 조사가 끝난 46건을 심의에 올린다.
피해자 인정을 받으면 우선매수권, 경매자금 저리 대출 등 특별법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전세사기피해확인서를 발급받지 않아도 정부의 기존 금융·긴급 주거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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