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째 접어드는 대구미술관 관장직 공석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관장직을 두고 최소 수개월, 최대 수년간 법적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 유례 없는 사태에 지역 내외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해당 법적공방은 대구미술관 관장 임용후보자로 선발된 지 2주만에 내정이 취소된 안규식 전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관장과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하 문예진흥원) 간의 소송을 둘러싼 것이다. 안 전 관장은 문예진흥원을 대상으로 지난 5월 '내정 취소통보 무효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은 아직 기일도 잡히지 않은 상태다. 가장 큰 문제는 첫 발도 떼지 못한 이 소송이 언제 끝날지 가늠되지 않는다는 것. 민사 소송이기에 상황에 따라 최종 판결까지 최소 6개월에서 최대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더욱이 양쪽 모두 재판 결과에 불복해 항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예진흥원은 소송이 끝날 때까지 재공모도, 안 전 관장의 임용도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관장직 공석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장 채용 논란과 소장품 위작 의혹으로 시작된 대구미술관 특정 감사에 대한 결과 발표도 내달 중 있을 예정이다. 이미 소장품 3점이 위작으로 판명난 바 있고, 소장품 수집과 인사뿐만 아니라 운영, 회계 등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고강도 감사를 펼친 것으로 알려져 그 결과가 주목된다.
상황이 이러니 대구미술관을 바라보는 시선들에는 우려가 가득하다. 기존에 계획됐던 전시들을 순조롭게 이어나가며 당장에는 흔들림 없어 보이지만, 공석이 장기화될 경우 기관의 정체성이나 지향점 확립에 있어 길을 잃을 수 있다는 것.
대구의 한 미술계 종사자는 "미술관은 전문성과 독립성, 자율성이 보장돼야하는데 문예진흥원 통합 이후 그러한 부분들에 대해 대구는 물론 타지역에서도 걱정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관장까지 공석인 사태가 발생하며 자칫 기관의 힘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내부 안정화 그리고 지역의 위상을 지키기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상황이 해결되고 안정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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