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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복잡한 공장 화재, 특수 장비 부족해 진화 더뎌…무인파괴방수차 도입 시급

지난 15일 대구 서구 중리동서 공장 7개 동 전소
'무인파괴방수차' 파괴력 지녀 공장 화재 대응에 효과적
소방당국 "최대한 빨리 현장에 배치되도록 서두를 것"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가 지난 2020년에 도입한 무인파괴방수차. 매일신문 DB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가 지난 2020년에 도입한 무인파괴방수차. 매일신문 DB

특수 장비가 부족한 대구소방안전본부가 대형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조가 복잡한 공장 등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응하기 위해선 '무인파괴방수차' 같은 특수장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5일 오후 5시 24분쯤 서구 중리동 재활용 공장에서 불이 났다. 불은 공장 7개 등 약 1만3천738㎡를 태우고 9시간 만에 꺼졌다. 소방당국은 공장들이 붙어 있는 탓에 접근이 어려웠고, 화재가 발생한 공장이 샌드위치 패널 구조인 탓에 화재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공장 화재는 2020년 127건, 2021년 141건, 지난해 164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중리동 재활용 공장 화재는 올해 76번째 공장 화재다.

대규모 공장 시설은 '무인파괴방수차' 같은 특수장비가 없으면 화재 진압이 어렵다. 무인파괴방수차는 강철 소재의 파괴기를 통해 철판과 콘크리트 등을 뚫고 다량의 물을 주입해 화재를 진압하는 첨단 특수장비다.

가장 큰 장점은 소방관이 진입하기 어려운 곳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무선조종기를 이용해 최대 80m 떨어진 곳에서도 차량을 조종할 수 있다. 가격은 평균적으로 15억~18억원 사이다.

문제는 대구에는 무인파괴방수차가 1대도 없다는 점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국에 무인파괴방수차는 모두 29대가 운용 중이다. ▷중앙119구조본부 6대 ▷경기 7대 ▷울산 3대 ▷경북·인천·대전·세종 각 2대 ▷서울·부산·충남·전남·경남 등 각 1대다. 무인파괴방수차가 없는 곳은 대구·광주·강원·충북·전북·제주·창원 등 7개 본부다.

백찬수 대구보건대학교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공장 화재의 경우에는 시설물 구조가 취약한 탓에 불이 번지는 속도가 빠르다"며 "무인파괴방수차의 파괴력을 이용한다면 적재적소에서 효율적인 화재진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최근 소방서 신설 등 시급하게 사용한 예산이 많아 무인파괴방수차는 내년도에 도입이 가능하다"며 "최대한 빨리 현장에 배치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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