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최저임금 결정 임박, “제발 좀 살려 달라” 소상공인 절규 귀 기울여야

소상공인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모든 업종에 최저임금을 똑같이 적용하는 안이 결정된 가운데 최저임금 수준을 의결하는 법정 심의 기한(6월 29일)이 다가오면서 내년 최저임금 결정이 임박했다. 최저임금위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개최, 이 회의에서 경영계 요구안이 나올 것으로 보이며 29일에는 제9차 전원회의를 통해 내년 최저임금 최종 결정이 도출되는 것으로 일정이 잡혀 있다.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으로 시간당 1만2천210원(월 노동시간 209시간 적용 때 255만1천890원)을 요구해 놓고 있다. 이는 올해보다 26.9%나 많다. 지난 22일 열린 7차 전원회의가 끝난 뒤 사용자위원들은 입장문을 통해 "최저임금 구분 적용이 무산된 이상 내년 최저임금은 반드시 현재 최저임금 수준을 감당하지 못하는 어려운 업종을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영계는 내년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 결정액 추이를 보면 2019년 8천350원(전년 대비 인상률 10.9%), 2020년 8천590원(2.87%), 2021년 8천720원(1.5%), 2022년 9천160원(5.05%), 올해 9천620원(5.0%) 등이다. 이번 인상률이 3.95% 이상만 돼도 내년 최저임금은 1만 원을 넘어선다. 노동계 요구안 1만2천 원은 어렵겠지만 그동안의 인상률을 보면 1만 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누군가에는 숫자에 불과하지만 우리에게는 생계 위협"이라면서 "제발 좀 살려 달라"고 호소했다. 최저임금은 저임금 근로자의 기본적인 생활 보장이라는 정책 목표를 갖고 있지만 사용주에게는 비용 급증 요인이다. 열악한 지불 능력을 갖춘 사용주들에 대한 면밀한 고려가 있어야 하는 이유다. 1988년 이후 35년 이상 지속돼 온 최저임금 제도가 지속가능성을 잃지 않도록 올해만큼은 노동계 편들기가 아닌 형평성을 갖춘 최저임금 산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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