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경북 현역 국회의원들이 반복되는 '묻지 마'식 총선 물갈이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정치적으로 덩치를 키우지 못한 탓에 대권주자는커녕 '국회의원의 꽃'으로 불리는 상임위원장(3선)조차 배출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특히 잦은 물갈이로 선수(選數)를 쌓지 못해 다선 의원이 차지하는 국회직과 당직 경쟁에 나설 기회조차 잡지 못한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정가에선 '지역 정치권의 자생력 유지'와 '대통령과 당대표 등 유력 정치인에 힘 실어주기'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보수정당의 정치적 텃밭인 대구경북은 최근 들어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큰 폭의 '물갈이'가 반복됐다.
대통령 또는 당대표가 공천 과정에서 줄을 세운 후보들에게 성원을 부탁하면 지역민들이 흔쾌히 고개를 끄덕인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특히 이른바 '친이·친박'이 공천 학살을 주고받는 동안 지역 정치권의 토양이 황폐화됐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친이 친박 논리에 갇혀 지역의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암흑의 시기로 볼 수 있다"며 "지역 출신 대통령의 성공을 염원하는 시도민들이 원만한 국정운영을 돕기 위해 성원을 몰아줬지만 '이후'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경북 최다선 의원이 재선에 불과한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구경북보다는 민주당과의 경합이 치열한 부산경남의 경우 민주당 후보를 꺾기 위해 현역 국회의원 공천이 다수 이뤄지면서 다선 의원(3선 8명, 5선 3명)을 대거 배출했다"며 "국회직과 당직 배분에서 쏠쏠하게 실리를 챙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역의 현역 의원들은 중진(3선 이상)과 초재선 의원들이 골고루 포함된 진용을 갖춰야 지역 정치권에도 활력이 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역의 한 재선의원은 "당적을 떠나 국회 상임위원장을 맡게 되면 경우에 따라 지역구의 지도를 바꿀 수 있는 정도의 힘도 가질 수 있다"며 "재선 의원을 초선 의원으로 교체할 때는 이러한 기회를 내려놓는 '비용'도 고려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회의장단과 당 지도부 진입이 가능한 후보군(중진)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굵직한 지역 현안을 긴 호흡으로 끌고 갈 수 있고 정치적으로도 지속적으로 대권을 겨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구경북이 연이어 여당 원내사령탑(주호영·윤재옥)을 맡으면서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켰고 달빛내륙고속철도 특별법 통과도 시도 중"이라며 "물갈이가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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