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고 공교육을 강화하는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6가지 세부 과제로 ▷'킬러 문항' 제거 ▷학생·학부모 불안감을 자극하는 허위·과장 광고 제재 ▷교육과정 수준과 범위 내에서 논술·구술 등 대학별고사 ▷EBS 시스템 개편을 통한 수준별 학습 콘텐츠 확대 및 공교육 내 방과후 교과 지도 ▷늘봄학교 및 초1 에듀케어 확대 ▷유아 공교육 강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초·중·고등학생 사교육비 지출이 26조 원에 달하고, 올해 1분기 각 가정(13~18세 자녀가 있는 가구)이 청소년 자녀 사교육에 쓴 돈이 가족 전체의 식비나 주거비보다 많았다. 정부가 학부모의 등을 굽게 하고, 학생들에게 과도한 공부 부담을 안기는 사교육을 억누르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바람직하다.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자녀 교육 기회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사교육 대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교육부가 발표한 ▷'킬러 문항' 제거 ▷허위·과장 광고 제재 ▷교육과정 수준과 범위 내에서 대학별고사 등은 공교육 강화 방안이라기보다는 사교육을 억누르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사교육 시장의 불안감 조성, 과장 광고 등을 제재할 필요는 있지만, 이것이 근본 대책은 아니라고 본다. 사교육비 지출은 학부모, 즉 소비자들의 선택이다. 사교육 수요를 줄이자면 공교육이 강한 경쟁력을 가짐으로써 학생과 학부모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자녀의 삶에 너무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구조적 문제도 짚어 보아야 한다. 명문대 학벌, 의사 면허가 자녀의 인생에 거대하고 배타적 이익을 가져다주는데 수능 고득점을 위한 사설 학원 과외에 매달리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사교육(비) 부담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공교육 경쟁력을 강도 높게 끌어올리는 동시에 '수능시험 고득점'이 제공하는 독점적 이익을 줄여 나가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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