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문재인은 6·25가 ‘소련 사주에 의한 북한의 남침’임을 부정하나

6·25전쟁은 '북한 김일성이 소련 스탈린의 사주를 받아 일으킨 남침'이다. 1994년 6월 김영삼 대통령이 보리스 옐친 소련 대통령에게서 받은 이른바 '옐친 문서'를 포함해 구소련 붕괴 후 공개된 비밀문서가 확인해 주는 사실이다.

그 전까지 6·25전쟁은 끊임없이 왜곡되고 은폐되고 수정돼 왔다. 대표적인 것이 '일제강점기 때부터 누적된 사회 모순의 결과로 발발한 내전에 미국과 소련이 개입한 국제전'이며 '미국과 남한이 북한의 선제 남침을 유도했다'는 브루스 커밍스류의 '수정주의'다. 이런 주장은 구소련 비밀문서 공개로 와해됐지만 북한의 남침이란 6·25의 본질을 흐리려는 시도는 여전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그런 사이비들의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문 전 대통령은 6·25전쟁 73주년인 지난 25일 '1950 미중전쟁'이란 책을 소개하며 "(책은) 한국전쟁이 국제전이었음을 보여 준다"고 했다. 6·25전쟁의 기원이 김일성의 한반도 적화통일 야욕이 아니라 미·중 대치 구도라는 소리다.

전직 대통령의 입에서 나와서는 안 될 무지요 맹목이다. 이미 폐기 처분된 수정주의 추종이자 과거 종북 운동권이 김일성의 전쟁 책임을 희석하기 위해 주장한 '미·소 대리전' 프레임의 변종이다. 6·25전쟁을 국제전으로 본다는 점에서, 그리고 미·소 간 대결이 아니라 미·중 간 대결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모두 사실이 아니다. 다시 환기하자면 6·25전쟁은 소련의 사주에 의한 북한의 침략 전쟁이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방어 전쟁이다.

이를 무시하고 국제전 운운하는 것은 김일성의 침략 책임을 지워 버리는 진실 부정이다. 의도했다면 전쟁 중 전사·실종되거나 부상당한 62만 명의 국군과 15만 명의 유엔군 희생과 헌신을 욕보이는 것이고, 의도하지 않았다면 대통령이었다는 사실 자체가 의심스러운 태만이자 무지이다. 어느 쪽일지는 2017년 문 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보면 가늠할 수 있다. 그때도 문 전 대통령은 6·25전쟁을 "내전이면서 국제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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