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국가정보원 출신답게 '탄탄한 안보관'을 가지고 있다. 국회의원 시절 공·사석에서 안보가 최고의 국익이며 안보에 관해선 좌와 우가 따로 없다는 소신을 수시로 피력했다.
도지사가 된 후 논란 속에도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 일대에 이승만 대통령, 백선엽 장군, 미국 트루먼 대통령의 동상 건립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곳에 호국 메모리얼파크 가칭 UN(유엔) 전승기념관 등 후대에까지 전쟁의 교훈을 일깨우고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는 차별화된 호국보훈 공간 마련을 계획하고 있다.
27일 경북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만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6·25 한국전쟁은 세계 2차 대전 이후 UN이 앞장서 자유민주를 지킨 최초의 전쟁"이라고 밝혔다.
이 도지사는 "아무런 영토적 이해관계가 없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국의 청년들을 사지(死地)로 보낸 트루먼 대통령과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지키라는 조국의 부름에 응한 미국의 젊은이들, 그 결단을 지지한 당시 미국인들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으로 서울이 3일 만에 함락되고 이후 경북이 45일 간 다부동 전투 등에서 낙동강 전선을 방어했다. 부산도 지켜내고 승전까지 이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현충일에 "73년 전 오늘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참전을 결정, 미군 178만명(연인원)을 포함해 유엔군 195만명이 우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왔다"며 "자유대한민국을 있게 한 영웅들의 피 묻은 군복의 의미를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안보'와 '자유민주주' 등의 단어가 나올 때면 으레 목소리 톤이 높아지는 이 도지사는 "UN이 창설되고 처음으로 세계 각국(16개국)이 참여해 자유민주주의를 지킨 전쟁 기록이 6·25"이라며 "후손들이 6·25를 통해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배우고 통일에 대한 염원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의 장을 갖춰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UN 전승기념관' 건립 등 국제적인 호국안보 기념 시설이 역설했다.
이 도지사는 "이승만·백선엽·트루먼 동상을 세우면서 이들 전쟁 영웅을 기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UN이 생판 모르는 남의 나라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주고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있게 했는데, 국제적으로도 의미 있는 기구나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UN 전승 기념관은 현재 16개 6·25 참전국들을 모두 포함하는 전몰자 합동추모공간을 두고, 국제적인 안보 '앵커 시설'로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참전 16개국의 국가별로도 독립적 공간이 마련, 참전국 인사들의 필수 방문 코스 역할을 병행하도록 조성된다. ▷낙동강방어선 승전 기념 시설 ▷전몰희생자 추모를 위한 국립현충시설 ▷후세들을 위한 역사교육의 현장시설도 갖춰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 도지사는 국가보훈부가 사업을 주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UN 전승 기념관이 국가적 시설이 돼야 제대로 관리할 수 있고 국제적으로도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차별화된 전쟁 기념관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전쟁기념관은 서울과 부산에도 있습니다. UN 전승기념관은 세계 최초로 공산주의를 막아낸 승리한 전투를 기념하고 6·25 전쟁의 교훈을 후대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야 합니다."
UN 전승기념관이 제대로 조성되면 영화제작 등 K-문화콘텐츠 부흥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차별성을 위해 기념관 주변에 영화 세트장 조성도 검토 중이다. 이 도지사는 "전쟁 스토리도 결국은 문화로 알려야 한다. 문화의 큰 키워드는 '영화'인데 칠곡 유학산 일부분을 영화 세트장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현재 다부동전적기념관과 주변에 호국 메모리얼 파크로 조성하는 등 추모시설에 놀이·체험시설을 추가해 특화된 호국보훈 공간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내년부터 3년간 450억원을 투입해 백선엽 장군 기념관 증축과 다부동 전투 스포츠센터, 피란 땅굴, 휴게 광장을 조성한다. 내년도 정부예산에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 용역비를 반영하고 2025년 기본·실시설계를 완료한 뒤 공사에 들어간다.
이 도지사는 "6·25 전쟁을 딛고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잘 사는 나라가 됐다"며 "이제는 '경북형 외교'를 통해 전쟁을 더욱더 바로 알리고,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대한민국을 홍보해 나가겠다"고 했다.
다부동 전적기념관 일대에 6·25전쟁 영웅들의 동상과 흉상이 잇따라 들어설 것으로 보이자 워커 라인으로도 불리는 낙동강 방어선을 대한민국의 '호국벨트'를 넘어 전 세계 자유민주주의 진영 '프리덤 벨트'로 성역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도지사는 "국군 책임자에서 무명의 민간인까지 아우르는 호국정신은 국난을극복한 밑거름이 됐다"며 "한국전쟁의 흐름을 바꾸고 승리의 전환점을 마련한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국가 명소, 나아가 세계적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고 힘 주어 말했다.
이 도지사는 끝으로 "경북은 나라를 지킨 영웅들을 제대로 기억, 예우해 나갈 기반을 더욱 탄탄히 마련하고 있으며 참전용사들께 드리는 수당을 지속적으로 상향하는 등 존중과 명예를 드높이는 섬김의 보훈정책을 펼치겠다"며 "경북 호국보훈의 역사가 대한민국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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