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처음 본 하늘…29년 갇혀 산 '실험실 침팬지'의 반응

플로리다 동부 침팬지 보호구역으로 이주

29년간 갇혀살던 암컷 침팬지
29년간 갇혀살던 암컷 침팬지 '바닐라'가 처음으로 하늘을 본 순간. Save the Chimps 유튜브
29년간 갇혀살던 암컷 침팬지
29년간 갇혀살던 암컷 침팬지 '바닐라'가 처음으로 하늘을 본 순간. Save the Chimps 유튜브

29년 동안 좁고 어두운 우리에 갇혀 살아온 침팬지가 처음 세상 밖으로 나와 하늘을 마주한 순간의 놀라운 표정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겼다.

지난 27일(현지 시각) 미국 동물단체 '세이브더침팬지' (Save the Chimps)는 평생을 실험실 및 보호소의 우리에 갇혀 지내던 29살 암컷 침팬지 '바닐라'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는 조심스럽게 햇빛 아래로 걸어 나온 바닐라가 하늘을 쳐다보며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입을 벌리는 모습이 담겼다. 이어 신기하다는 듯이 하늘과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다른 침팬지와 인사를 나누며 포옹하기도 한다.

단체에 따르면 1994년생인 바닐라는 태어난 직후 뉴욕의 한 영장류 실험실로 보내졌다. 그곳의 좁은 철장에서 지내다가 연구소가 폐쇄되자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열악한 보호소로 옮겨져 쇠사슬을 찬 채 실내 우리에서 지내왔다.

그러던 지난 8월 바닐라는 단체에 의해 구조돼 플로리다 동부 해안에 위치한 침팬지 보호구역으로 이동하면서 새 삶을 찾게 됐다. 이곳은 약 3천600평에 달하는 넓은 잔디밭을 보유하고 있으며 18마리의 침팬지가 살고 있다.

현재 바닐라는 푸른 잔디밭을 돌아다니며 다른 침팬지들과 잘 어울리며 완벽하게 적응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는 "바닐라에게는 긴 미래가 있다"며 "앞으로 여기서 30~40년은 더 살 수 있다. 바닐라가 마침내 자연 서식지에서 자신의 세계를 갖게 돼 기뻐하는 것 같다"고 소식을 전했다.

플로리다 동부 해안에 위치한 침팬지 보호구역의 잔디밭을 거니는 바닐라. Save the Chimps 유튜브
플로리다 동부 해안에 위치한 침팬지 보호구역의 잔디밭을 거니는 바닐라. Save the Chimps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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