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미술관 한번 가지 않는 사람이 더 많을까, 전시를 보기 위해 1년에 10차례 이상 미술관을 방문한 사람이 더 많을까. 전국에 등록된 국공립 및 사립 박물관과 미술관이 708곳(한국박물관협회)이 있다. 우리나라에 그렇게 많은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떤 점에서 등록은 되어 있지만 소장품 연구와 전시로 활성화되는 곳이 많지는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미술관의 역할이나 내용은 박물관과 차이가 있다. '박물관'이란 문화, 예술, 학문의 발전과 일반 공중의 문화향유 및 평생교육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해 역사, 고고(考古), 인류, 민속, 예술, 동물, 식물, 광물, 과학, 기술, 산업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 관리, 보존, 조사, 연구, 전시, 교육하는 시설을 말한다. '미술관'이란 이러한 박물관의 역할 중에서 특히 서화, 조각, 공예, 건축, 사진 등 미술에 관한 자료를 수집, 관리, 보존, 조사, 연구, 전시, 교육하는 시설을 말한다.
길을 가다가도 배가 고프면 식당에 가서 허기를 채울 수 있다. 몸이 아프면 가까운 곳에 있는 병원을 찾는다. 요즘은 몸만들기 센터를 다니는 이들이 많다. 근육운동으로 바디프로필이 유행이다.
그러나 마음의 허기로 도서관을 찾지 않는 것처럼, 감성이 메말랐다고 미술관을 찾지는 않는다. 미술관은 아니더라도 조금이라고 관심이 있다면 주변에 갤러리나 공연장이 많이 생겨서 전시도 공연도 상시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가는 사람만 가는 분위기다.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대중문화와 함께 순수예술에 대한 현장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도시의 수준은 문화에 있다. 그래서 문화정책과 시민의 참여는 문화도시를 향한 두 축이다. 대구시가 현재 건립 중인 미술관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 운영 중인 시립미술관은 단 하나 뿐이다. 2011년 개관한 대구미술관은 늦게 시작했지만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1970년대 대구 현대미술의 저력도 있지만 대구에는 미술대학이 많아 잠재적 미술 인구 뿐 아니라 미술대 출신 활동인구가 활발했기 때문이다.
미술관의 존재 이유는 지역 예술가의 활발한 창작활동과 미술관 본연의 연구와 전시가 제대로 작동될 때, 시민의 마음까지 닿는 행복한 문화도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예술은 그 도시의 문화 수준을 위한 중요한 지표가 된다. 문화정책을 통해 문화 선진국을 이룬 프랑스의 경우 중앙정부와 지역간 정책적인 지원과 전문가의 실천을 통해 오늘날 문화예술의 대표적인 도시이자 세계인이 찾아가는 미술도시가 됐다.
미술관에 전시될 작품이 모두 걸작이나 수작일 수는 없다. 그러나 시민의 순수한 예술향유를 위해 치열한 예술가의 삶과 예술의 비전이 담긴 작품을 선정해서 연구하고 전시하는 것은 미술관의 중요한 업무다. 문화정책은 정직한 전문가들의 연구와 진정성 있는 운영에 무게를 실어 줄때만이 한 도시의 문화적 자산이라는 가치가 만들어진다. 건강한 몸을 위해 음식이 필요한 것처럼 미술관의 좋은 전시는 안목성장과 감성생태로 건강한 문화도시를 만든다. 대구미술관의 정상화가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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