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22기 독자위원회의 5차 회의가 지난 27일 매일신문사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참석한 독자위원들은 6월 한달간 보도된 기사들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특히 매일신문 인공지능 TF팀의 대화형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분석 기사와 군위군 대구 편입, 대중교통전용지구 등 지역민의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기사들이 유익했다는 의견이 눈에 띄었다.
◆권태용 위원
인공지능 TF팀의 '챗GPT, 바드, 빙 체험기'는 오픈AI사의 대화형 인공지능 3가지를 직접 사용해보고 그 활용법과 한계점을 보여준 매우 좋은 심층분석 기사였다고 평가된다. 특히 질문별로 답변을 보여주고 각각의 장단점을 잘 소개해줬다.
또한 대구의 뮤지컬산업진흥법이나 경북의 고준위방폐물특별법 등 지역의 미래 먹거리 및 현안 관련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을 자세히 소개한 기사는 지역민뿐만 아니라 관련 기업인, 공무원, 공공기관 직원 등에게도 매우 유익한 기사였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에 관한 결론이 아직 나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기사의 논조가 방류를 찬성하는 쪽에만 치우치는 느낌이다.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이슈인 만큼 이 사안에 대해 다른 쪽 의견도 함께 비교하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비판을 실을 필요가 있다.
'관풍루' 코너는 최근 이슈에 대해 짧지만 풍자가 가득한, 독자들이 쉽게 읽고 가끔 웃을 수 있게 하는 재미있는 섹션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가끔 야당측 인사나 전직 대통령에 대해 극우 유튜버나 쓸 법한 과격한 표현이 나올 때가 있는데, 지역 최대 일간지로서 품격 유지를 위해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류은영 위원
6월 한달간 여러 차례에 걸쳐 군위군 편입 기사를 실었다. 기사를 보면서 7월부터 대구광역시 군위군, 군위교육지원청으로 변경되는 시스템을 잘 준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대구-군위간 급행버스도 신설되고 시민안전보험이나 복지지원서비스가 확대 시행된다고 하니, 대구시가 더욱 확장돼 성장동력이 생기고 그에 따라 시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그러나 기사에서는 정작 편입 대상이 된 주민들은 어떤 희망과 걱정을 품고 있는지 잘 알 수 없었다.
행정구역이 편입되었다고 해도 문화적, 정서적으로 한 도시로 통합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신공항 건설까지 많은 난관도 있을 것이다. 현재 대구 시민들은 군위지역 주민들이 어떤 희망과 걱정을 안고 있는지, 농촌의 삶은 어떠한지 대부분 잘 알지 못한다. 군위군 주민들을 이해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그분들의 생활 모습이나 진솔한 인터뷰 기사를 꾸준히 소개해 주면 좋겠다.
◆류지호 위원
대구시가 민선 8기 출범 1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경제지표를 발표하였다는 기사를 보면서 매우 흐뭇했다. 그간 전국 최하위 수준의 경제지표 발표 기사를 접할 때마다 우울해 졌는데, 모처럼만에 대구의 경제가 매우 좋아지고 있다고 하니 그 어떤 기사보다도 반가웠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가 대구시의 민선 8기 출범 후 정책적 노력의 결과인지에 대해서는 대구시 자평만을 가지고 판단하기는 사실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이참에 지역의 대표 언론사로서 대구시 민선 8기 출범 후 경제적 성과에 대한 원인 분석을 심층적으로 다뤄보면 시민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경제 분야 교수나 지역 기업 대표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간의 성과에 대한 평가와 향후 보완해나가야 할 정책적 시사점을 제안해보면 좋을 것 같다.
◆박정호 위원
지난 22일 게재된 '청도 소싸움 작년 매출 296억원 달성 위업' 기사는 해당 지자체에서는 자랑할 만한 성과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은 도박, 광고, 오락, 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학대행위로 엄연히 금지하고 있다.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불리고 반려 인구가 1천5백여만 명에 이르는 세상이다. 그러니 전통적인 놀이라고 해서 무작정 그대로 계승할 것은 아니지 않을까. 싸움소는 강제로 싸움에 동원되어 죽거나 다치기 전에는 그곳을 나올 수 없다. 이쯤에서 그 소의 입장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혹시 현장에서는 이미 소들의 복지처우 개선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면, 그런 정보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서 소개하는 것도 독자들을 편안케 하는 방법이 될 것 같기도 하다.
◆박준섭 위원
최근 교육부가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한 데 대한 기사를 읽었다. 이번 개혁안의 문제점을 적절하게 지적하고 있고, 이 문제가 국가구조적인 다른 문제들과 연결돼 있다는 점을 지적한 좋은 기사였다.
지역에서도 교육 개혁의 중요한 발판이 될 IB와 같은 교육을 잘 준비해가고 있으니, 앞으로 교육 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과 다른 정책과의 연관성에 대한 심층적 기사가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신재득 위원
전국장애인체전에 출전한 김시혁 군이 자폐성 장애로 특수학교 학생이지만 교내 수영장을 못 쓴다는 보도 후 운영 방식을 바꿨다는 기사에서 어머니가 "많은 부모가 희망을 찾았다"고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이후 대구 달서구청 장애인수영팀 창단 첫 출전 대회에서 금메달 등 입상 실적을 기사화해 장애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줬다고 생각한다. 지역 언론으로서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가져주길 바란다.
◆안성익 위원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글로컬대학30 예비 지정 평가 결과 기사와 관련해, 수도권 집중화와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서 지역대학이 혁신을 선도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교육부의 선정 결과는 많은 의구심을 자아낸다. 앞으로 지역균형개발 관점에서 지역 대학의 기능을 재차 인식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대학 활성화 정책이 제시되며 그와 관련한 기사들도 나오길 바란다.
◆오강정혜 위원
3일자 '우리들의 경주 그 곳에 가고 싶다' 기획기사는 경주와 일본 교토를 비교하며 두 도시의 유사점과 가볼만한 곳에 대해서 안내해줬다. 다만 대부분의 내용이 교토에 중점이 돼있어 경주에 대한 내용도 적절하게 배치됐으면 했다.
또한 22일자 야고부 '바바리맨 축제는 어떤가?'는 퀴어축제에 대해 표현의 자유와 기본권 보장 간 다양한 의견이 있음을 보여주는 기사였다. 하지만 퀴어축제를 바바리맨 축제에 빗대어 얘기하는 것은 성소수자들을 바바리맨이라는 범죄자로 자칫 동일시할 수 있어, 편향적이고 자극적인 글로 느껴졌다.
◆이종목 위원
6월 한달간 군위군의 대구 통합에 대해 여러 기사가 게재됐다. 각 기자의 취재 영역별로 대구-군위 통합 이후 변화되는 점을 요약해준 점이 유익했다. 지금 시점에는 흩어져 있는 기사를 모아, 시민들이 통합 이후 피부로 와닿는 변화가 어떤 것인지, 단점을 없는지 등 요약된 기사가 한 번 실렸으면 한다.
◆하청호 위원
야고부에서 최근 얘기한 대중교통전용지구에 대한 내용이 적절한 문제 제기였다고 생각한다. 2009년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개통 이후 좋고 나쁨의 양면성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중앙로의 상권 몰락이라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었다. 대구역에서 경상감영공원 네거리까지는 낡은 건물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앞으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실상을 수면으로 끌어올려 공론화하고, 최적의 방안을 도출했으면 좋겠다. 언론의 역할을 기대한다.
◆이춘수 신문국장
한달간 기사들을 꼼꼼하게 체크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 오늘 독자위원회에서 나온 지적사항들은 개선할 수 있도록, 제안사항들은 참고하거나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일부 오피니언에 대한 의견도 잘 새겨듣도록 하겠다. 앞으로도 지역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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