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흘째 폭동으로 뒤덮인 프랑스…밤새 1천명 가까이 체포

알제리계 10대, 경찰 총격 사망 후 나흘 연속 방화·약탈 잇달아
음바페 등 프랑스 축구대표팀 성명…"폭력은 아무것도 해결 못 해"

프랑스 파리에서 불타는 컨테이너를 바라보고 있는 행인.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서 불타는 컨테이너를 바라보고 있는 행인.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에서 경찰관이 17세 알제리계 소년 '나엘'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뒤 시민들의 반발이 과격화하면서 나흘 밤 연속으로 폭동 사건이 잇따랐다.

경찰 조직을 총괄하는 내무부는 1일(현지시간) 오전 공개한 보고서에서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프랑스 전역에서 99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폭동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다친 경찰과 군경찰은 79명이었다. 밤새 자동차 천350대와 건물 234채가 불에 탔고, 2천560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당국은 잠정 집계했다.

정부는 나엘 군이 사망한 지난달 27일부터 주로 저녁 시간에 시위가 예고 없이 열리고 방화, 약탈 사건으로 이어지자 배치 인력을 증강했다.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는 폭력성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과 군경찰 4만5천명을 프랑스 전역에 배치했고, 경장갑차까지 동원했다.

아울러 오후 9시 이후로는 버스와 트램의 운행을 중단할 것을 지방 당국에 권고했으며, 대형 폭죽과 인화성 액체의 판매를 제한했다.

정부는 보안 조치를 강화하면서 폭력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했지만, 아찔한 장면은 파리, 리옹, 그르노블, 마르세유 등 전역에서 목격됐다.

폭동 가담자들은 전자제품 매장, 대형 슈퍼마켓, 담배 가게 등을 약탈했고, 길거리 자동차에 불을 지르거나, 상점 유리창을 깨뜨렸다.

파리에 이어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남부 항구도시 마르세유에서는 전날 총기 매장에서 총기 도난 사건이 발생했다.

킬리안 음바페 등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은 성명을 내어 "폭력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며 진정과 대화를 촉구했다.

대표팀은 "어린 나엘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폭력이 아니라 다른 평화롭고 건설적인 방법으로 의견을 표현하자고 말했다.

프랑스 축구 스타 음바페는 카메룬 출신 아버지, 알제리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자 2세로 파리 북부 외곽 봉디에서 자랐다.

나엘 군은 지난달 27일 오전 파리 서부 외곽 낭테르에서 교통 검문을 피하려고 하다가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나엘 군의 유족과 지인들은 이날 오후 나엘 군이 살던 곳이자 숨진 곳인 낭테르에서 장례식을 엄수할 예정이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