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미래들이 세계 무대에서 잇따라 판정의 희생양이 됐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대한축구협회에 비판의 화살이 향하고 있다. 어설픈 행정으로 질타를 받은 바 있는 데다 축구 외교력에도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국 U-17 대표팀이 2일(현지 시간)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 치러진 U-17 아시안컵 결승 한일전에서 0대3으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경고 누적으로 인한 퇴장 판정이 애매했던 데다 한국이 명백히 페널티킥을 얻을 상황에선 주심이 휘슬을 불지 않았다.
고종현의 두 번째 반칙은 바로 경고를 줄 정도가 아니었다. 득점 기회가 눈앞에 있는 상황도 아니었을 뿐 아니라 거칠게 상대를 밀어붙이지도 않았다. 한국에 엄격하고 일본에 관대한 주심의 판정 기조는 경기 내내 이어졌다. 경기 후 일본이 치른 6경기 중 결승전을 비롯해 3경기 주심이 같은 사람이란 것도 뒷말을 낳게 했다.
어이없는 판정에 힘겨웠던 건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6월 치러진U-20 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골키퍼 김준홍이 공중볼을 막다 상대 공격수와 충돌했는데 파울이 선언돼 페널티킥을 내줬다. 골키퍼의 플레이가 정상적이어서 상대에게 파울을 줘야 하는 게 일반적 상황. 하지만 심판의 옐로 카드는 황당하게도 한국을 향했다.
에콰도르와의 16강전에서 페널티킥을 또 허용한 것도 이해하기 쉽잖은 장면. 한국 박창우가 상대를 심하게 잡아당긴 게 아닌데도 휘슬이 불렸다. 4강전에서 맞선 이탈리아는 육탄전을 불사했다. 경기 내내 한국 선수들을 팔꿈치로 때리고 팔로 누르는 등 거칠게 나왔다. 그럼에도 심판은 좀처럼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두 대회째 한국 청소년들이 불리한 판정에 피해를 입자 한국이 국제 축구계에서 왜 이리 무력하냐는 비판이 나오는 지경이다. 축구 외교력에 물음표가 달리면서 대한축구협회와 그 수장인 정몽규 회장에게 쏠리는 시선이 곱지 않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미 사면 파동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지난 3월 우루과이와의 A매치 전 축구인 100명에 대한 '기습' 사면을 발표, 여론이 들끓었다. 승부 조작 등 불미스런 일에 포함된 인사들이 이 명단에 포함됐기 때문. 성난 민심에 밀려 결국 사면 결정을 철회해야 했다. 하지만 정작 정 회장은 책임을 피해갔고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이사진들만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렇다고 정 회장과 대한축구협회가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도 아니다. 정 회장은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원 선거에서 아시아 축구 변방인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후보에게도 밀려 7명 중 6위로 낙선한 바 있다. 최근 공석이 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회의 동아시아 쿼터 준집행위원으로 추대됐다지만 AFC에 외교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직책으로 보기 어렵다. 정 회장과 대한축구협회가 헛발질을 하는 사이 어린 선수들이 받은 상처는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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