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일 신임 차관들에게 "국가와 국민, 자유민주주의 헌법 시스템에 충성해 달라", "헌법 정신을 무너뜨리는 이권 카르텔과 싸워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신임 차관급 인사 13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함께 한 오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헌법 정신 ▷반(反)카르텔 ▷인사 평가 등 세 가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우선, 윤 대통령은 "헌법 정신에 충성해 달라. 내정도 외치도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사 시절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는 윤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 헌법 시스템에 충성해 달라"며 "이는 말을 갈아타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 정신에 맞게 말을 제대로 타라는 것"이라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신임 차관들에게 "우리 정부는 반(反)카르텔 정부"라면서 "이권 카르텔과 가차 없이 싸워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민주사회를 외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전체주의와 사회주의이고 내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부패한 카르텔"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부조직이든 기업조직이든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라면서 인사 평가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산하단체와 공직자들의 업무능력 평가를 늘 정확히 해 달라"고 신임 차관들에게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완섭 기획재정부 2차관과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오영주 외교부 2차관, 문승현 통일부 차관,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임상준 환경부 차관,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에 임명장을 수여했다.
김천·대건고 출신의 김오진 국토교통부 1차관을 비롯한 백원국 국토부 2차관,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 오기웅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김채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도 임명장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특히 장미란 차관에게 임명장을 전달하며 "길에서 만나면 몰라보겠네"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김홍일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에게도 임명장을 수여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일부 부처가 1급 공무원을 대상으로 일괄 사표를 받은 것과 관련, "1급 사표 제출이 대통령실의 지시에 따라 시작된 것이 아님을 알린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대변인실 명의의 언론 공지를 통해 "해당 부처는 장관 직권으로 인사 쇄신 차원에서 1급 공직자들의 사표를 받은 것이며, 차관 인선 발표로 후속 절차가 잠시 보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환경부 등 일부 부처의 경우 1급 공무원 전원이 지난달 29일 장·차관급 인사 직전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이날 신임 차관급과의 오찬에서 '정부조직 및 공직자들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당부한 것과 궤를 같이해 전 부처로의 확산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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