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문 전 대통령 본인 말대로 ‘잊히는 것’이 나라 돕는 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3일 SNS를 통해 "아직도 냉전적 사고에서 헤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며 "분단국가로서 전쟁을 겪은 우리만큼 평화가 절실한 나라는 없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한국자유총연맹 창립기념식에서 "왜곡된 역사의식과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 세력들은 북한 공산 집단에 대하여 유엔 안보리 제재를 풀어 달라고 요청하고,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고 말했다. 종전선언을 할 경우 북한이 다시 침략하면 유엔사 전력이 자동으로 개입할 수 없게 된다. 윤 대통령은 이를 '가짜 평화'라고 규정했다.

문 전 대통령은 "공산권 국가들과 수교하고 북한과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했던 노태우 정부의 북방 정책은 우리 외교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대전환이고 결단이었다"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는 그 정책을 계승하고 발전시켰다"라고 밝혔다. 물타기를 위해 자신들이 '군사독재'라고 비판하는 노태우 정부까지 동원한 걸 보면 어지간히 급했던 모양이다. 노 정부가 북방 정책을 펼치기 위해 문 정부처럼 안보를 위험으로 내몰기를 했나, 중국과 북한에 굴종하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전력을 고도화하도록 방치하기를 했나. 아니면 한미동맹 근간을 흔들고, 전방 부대를 해체하고 군사훈련을 게을리했나.

문 전 대통령은 "평화는 국방과 외교가 더해져야 한다"고 말했지만 문재인 정권만큼 국방과 외교를 망친 정권은 없었다. 문 정부의 대북 정책은 현실을 도외시한 낭만이거나 '민족'이라는 관념에 빠져 '국가'를 내팽개친 망상이었다. 그가 과연 현실 국가의 지도자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윤 정부의 새 안보 전략과 통일부 역할 재정립은 가짜 평화에 매달리지 않으며, 헌법 정신에 따라 통일부 본연의 역할을 되찾자는 것이다. 집권 5년 동안 국가 안보를 망친 것도 모자라 퇴임 후에도 엉뚱한 소리를 하니 해롭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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