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에서 남성 전유물이던 인사과장·예산담당관직의 유리천장을 여성 간부가 속속 깨뜨리고 있다. 국장·부단체장도 여성이 꿰찼다.
4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달 기준 도청 소속 전체 공무원 2천508명 중 여성은 34.6%인 868명이다. 이 가운데 5급 이상 간부공무원 632명 중 여성은 156명으로 24.7%를 차지했다.
여성 간부공무원 비율은 지난 2017년 7.6%(615명 중 47명) 대비 17.1%포인트(p) 늘어난 것이다. 비율로나 인원 수로나 3배 이상 뛰었다.
이는 지난 1일자로 단행한 정기 인사에서 주요 보직 등에 여성 간부가 대폭 발탁된 영향이다.

환경산림자원국장(3급)에는 여성인 최영숙 전 국장이 경제산업국장으로 수평이동하면서 조현애 전 환경정책과장이 승진 임명됐다. 조 국장은 1989년 구미시 9급 공채 출신으로, 여성 최초로 도청에 전입해 승진한 국장이자, 이 도지사 취임 이후 처음 나온 여성 4급이다.
울릉부군수(4급)로는 퇴직준비교육에 들어간 김규율 전 부군수 후임으로 박상연 전 회계과장이 발탁됐다. 이 도지사가 처음 임명한 여성 부단체장이자 울릉군 역대 최초 사례다.
박 부군수는 울릉 출신으로 고향에서 9급 공채 선발돼 도 산림산업관광과장 등으로 일했다.

그간 '금녀'의 영역이던 직책도 잇따라 유리천장이 깨지고 있다. 지난해 첫 여성 자치행정과장이 나온 데 이어 올해 예산담당관, 인사과장에도 여성이 올랐다.
예산담당관(4급)에는 윤희란 전 기업지원과장이, 인사과장(4급)에는 김미경 전 장애인복지과장이 각각 임명됐다.
윤 담당관은 영천 출신으로 1990년 영천시 9급 공채로 입직해 1998년 경북도에 전입한 뒤 자치행정과, 사회복지과, 경북도의회, 예산담당관실 등에서 근무했다. 지난 2018년 인사팀장 공모에서 최초 여성 인사팀장이 됐다.

김 과장은 봉화 출신으로 1992년 입직해 정책기획관실, 기업노사지원과, 과학기술정책과를 거쳐 장애인복지과장을 거쳤다.
이달 이동 배치된 한영희 문화예술과장(4급)은 지난해 7월 '도청 첫 여성 자치행정과장' 타이틀을 쥐었던 인물이다. 문경 출신으로 아이세상지원과 돌봄정책팀장, 법무담당관실 행정심판팀장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그가 맡았던 자치행정과는 도청 운영 핵심인 자치행정국의 주무과다. 1998년 지방과에서 조직개편한 뒤 25년 만인 지난해 처음 여성과장을 배출했다.

이 밖에도 이달희 경제부지사, 조영숙 경북농업기술원장, 이원경 경제자유구역청 개발유치본부장, 최은정 여성아동정책관, 이정아 식품의약과장 등 여성 간부 공무원이 도청 핵심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능력·성과 중심에 성평등 가치까지 반영한 균형 인사가 잇따르며 도정에도 새 바람이 불 전망이다. 경북도는 여성 간부들이 특유의 섬세함으로 민선 8기 핵심 사업에서 다양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경북도는 연공서열을 완화하고 성과 중심 인사관리를 강화해 왔다. 화공특강, 직급별 역량교육, 미래 신산업 교육 등을 통해 유능한 인재도 발굴·양성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성평등을 실현하는 균형인사는 조직문화를 넘어 자치분권을 위한 초석"이라며 "앞으로도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가 우대받는 공직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