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북한 지원부’로 전락한 통일부, 총체적 수술 시급하다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권 5년을 거치며 '북한 지원부'란 오명을 쓰게 된 통일부의 역할과 기능 재정립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통일부 장차관 인사와 관련해 "그동안 통일부는 마치 대북 지원부와 같은 역할을 해왔는데 그러면 안 된다"며 "통일부는 북한 지원부가 아니다. 이제 통일부가 달라질 때가 됐다"고 참모들에게 말했다. 윤 대통령이 통일부 장차관을 모두 외부에서 발탁한 배경이다.

통일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인식과 판단은 정확하다. 통일부의 주 업무는 통일 정책 개발이지만 북한 주민 인권 향상도 주요 업무다. 이런 업무는 김대중 정부가 햇볕정책을 추진하면서 뒷전으로 밀려나고 그 자리를 남북 대화와 지원·교류·협력이 꿰찼다. 그 실상은 '북한 퍼주기'였다.

북한 퍼주기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며 노벨 평화상을 받았지만 국민에게 돌아온 것은 북한의 핵 개발뿐이다. 북한에 퍼준 돈은 남북 정상회담 대가로 지급한 것만 4억5천만 달러에 달한다. 쌀과 비료 등 현물 공여 규모도 엄청났다. 이는 직간접적으로 북한 핵 개발의 큰 밑천이 됐음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문 정권에서는 더욱 퇴보했다. 북한 김여정이 대북 전단을 금지하라고 하자 곧바로 전단금지법을 내는 등 북한의 '지시'를 주저 없이 이행했고,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북한 인권과 탈북자 지원에는 눈을 감았다. 북한인권재단 설립을 7년째 방치한 것은 이를 압축해 보여준다.

이런 습성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지난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를 답습하는 타성에 젖어 있다. 통일부가 발주하는 주요 연구과제를 문재인 정부, 현 야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전문가 그룹이 독식하고 있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이를 그대로 둘 수 없다. 통일부 구석구석에 스민 문 정부의 잔재를 쓸어내 '북한 지원부'가 아니라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이란 헌법 원칙을 다각적 정책으로 실천해 나가는 조직으로 새로 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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