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국을 돌며 지역 예산 청구서를 검토하고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김기현 대표가 보이지 않아 뒷말이 무성하다.
4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는 윤재옥 원내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송언석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김용판 대구시당위원장, 임이자 경북도당위원장 등이 참석했으나 김 대표는 오지 않았다.
김 대표는 앞서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광주전남 현안 해결과 국비 확보에 협력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5일 울산에서 열리는 예산정책협의회에도 참석해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이날 예산정책협의회는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열리는 데다, 총선을 앞두고 있어 김 대표의 참석 여부도 주목을 끌었다. 이날 불참을 두고 당 운영에 대해 잇달아 쓴소리를 쏟아낸 바 있는 홍 시장과 껄끄러운 관계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홍 시장과 김 대표는 지난 4월 김재원 최고위원 징계 건을 두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당시 김 최고위원이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해 실언으로 물의를 빚고 자숙에 들어가자 홍 시장은 "셀프 자숙이 징계냐"라며 김 대표를 향해 단호한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김기현 대표는 홍 시장에게 "지방자치 행정에 전념해 달라"며 경고장을 날렸고, 홍 시장은 "(지도부가 전 목사의) 눈치나 보고 있다"며 응수했다.
더 나아가 홍 시장은 "당 지도부가 소신과 철학 없이 무기력하게 줏대 없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또다시 총선을 앞두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냐"며 출범한 지 한 달가량 된 지도부에 '비대위' 체제를 거론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4월 13일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해 갈등은 최고조에 올랐다.
홍 시장은 지난달에도 총선에 나갈 수도권 인재가 부재하고, 대통령 측근들은 낙하산 공천이나 당선이 유리한 지역에만 몰린다며 지도부의 '총선 전략 부재'를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도대체 (지도부가) 뭘 하고 있는지 걱정이 많다. 내년 선거도 막판 막가파 공천으로 무책임한 선거를 치를 건지"라고 각을 세웠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김 대표의 예정협 불참에 대해 "전날 인천·경기 예정협에도 윤 원내대표만 자리한 바 있다"며 "김 대표는 5일 날 경북 칠곡·왜관 방문도 예정되어 있어서, 대신 다른 업무를 보느라 참석하지 않았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는 불참했지만 당내에서 예산과 정책을 주관하는 원내대표가 예산정책협의회를 이끌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더욱이 윤 원내대표는 대구 달서구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어 지역 이슈에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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