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독립기념일 연휴 곳곳서 총기난사…최소 10명 사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공격용 무기 금지화 해야"

3일(현지시간) 미국 경찰들이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남서부 56번가 인근에서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날 밤 한 괴한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최소 8명 이상이 총에 맞았다. 이 가운데 4명은 숨진 것으로 파악됐으며, 나머지 부상자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미국 경찰들이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남서부 56번가 인근에서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날 밤 한 괴한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최소 8명 이상이 총에 맞았다. 이 가운데 4명은 숨진 것으로 파악됐으며, 나머지 부상자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연합뉴스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총기난사가 발생한 2일(현지시간) 주민이 경찰이 현장에 설치한 폴리스라인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오전 0시 30분께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총기난사가 발생한 2일(현지시간) 주민이 경찰이 현장에 설치한 폴리스라인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오전 0시 30분께 '브루클린 데이'를 맞아 볼티모어 남부 브루클린의 주택가 그레트나 애비뉴에 마련된 지역 축제장에서 한 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2명이 숨지고 28명이 부상했다. 연합뉴스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 기간 곳곳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10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미국의 국가 공휴일인 독립기념일(Fourth of July)은 최대 축제 기간 중 하나로 시가지 행진과 불꽃놀이 등 각종 행사가 열린다.

4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경찰과 언론 등에 따르면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은 지난 주말부터 이날까지 펜실베이니아와 텍사스, 메릴랜드 등에서 잇따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전날 오후 8시 30분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킹세싱 지역에서는 40세 남성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성인 남성 5명이 숨지고 아이 2명이 부상을 당했다. 애초 사망자는 4명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1명이 늘었다. 다친 아이 2명은 각각 2세와 13세로, 현재는 안정적인 상태라고 경찰은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용의자는 범행 당시 방탄조끼를 입고, AR-15 소총과 권총을 소지하고 있었다. 남성은 여러 블록을 다니며 총격을 가했으며, 현장에서는 최소 50개에 달하는 탄피가 발견됐다. 경찰은 총격을 가하며 달아나는 용의자를 추격 끝에 체포했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피해자들을 차에 태우는 동안 인근 지역에서도 총 소리가 들리는 등 현장은 매우 긴박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현장에서는 차량 여러 대도 충돌했다고 전해졌다.

용의자는 40대 남성으로 정확한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범행 동기 등 사건 경위도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현재 용의자를 상대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며, 현장에서 용의자에게 총격을 가한 또 다른 인물도 조사를 받고 있다.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코모 지역에서도 전날 밤늦게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러 모인 군중 사이에서 총격이 발생해 최소 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총격은 포트워스 시내 남서부 코모 지역에서 자정을 앞둔 시간에 벌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한 주차장에서 총상을 입은 피해자들을 발견,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 수 많은 군중이 있었으며 용의자는 체포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총격이 폭력 조직 등 범죄 집단과 관련된 것인지, 가정 분쟁으로 인한 사건인지 등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전통적으로 코모 지역에서는 7월 3일이 큰 축제일로, 퍼레이드를 하고 그날 저녁에는 이웃끼리 함께 모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일요일이었던 지난 2일에는 새벽 시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남부 브루클린 지역 축제장에서 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최소 2명이 숨지고 28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 연령대는 13세에서 32세 사이로, 피해자 절반 이상이 미성년자로 알려졌다. 부상자 중 4명은 위독한 상태다.

또 같은 날 새벽 캔자스주 위치타의 한 나이트클럽에서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11명이 다쳤다.

미국 내 총기난사 사건을 조사하는 총기폭력아카이브(GVA)에 따르면 독립기념일인 이날까지 올해 미국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제외하고 총기 폭력으로 무려 9천567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7월 4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교외의 하이랜드파크에서는 20대 백인 청년이 독립기념일 퍼레이드 도중 사람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해 7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독립기념일 연휴에도 예년과 같이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연방 의회 차원에서 공격용 무기 금지법안을 입법해야 한다고 공화당에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지난 며칠 간 우리는 전국에서 비극적이고 무분별한 총격사건들을 견뎌내야 했다"면서 "오늘은 하이랜드파크 총기난사 사건 1년이 되는 날로, 총기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날을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년 간 일리노이 주지사와 하이랜드파크 시장, 입법부, 총기폭력 생존자들은 일리노이에서 공격용 무기와 고용량 탄창을 금지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이런 성취는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슬픔은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공격용 무기 금지화)이 하이랜드파크에서 숨진 7명의 미국인을 되살리거나, 많은 이들이 계속 짊어질 상처와 트라우마를 치유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며칠 간 봤듯이 우린 지역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는 총기폭력이란 전염병을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공격용 무기와 고용량 탄창을 금지하고, 총기의 안전한 보관을 요구하며, 총기제조업체의 책임 면제를 끝내고, 포괄적인 배경 조사를 시행하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권한 내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다른 주들도 일리노이의 선례를 따르고, 미국 국민이 지지하는 의미 있고 상식적인 개혁을 공화당이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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