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나는 내가 될게 너는 네가 되어 줘

김하은 지음 / 길벗 펴냄

청소년 이미지. 게티이미지 뱅크.
청소년 이미지. 게티이미지 뱅크.

교육부가 지난해 발표한 '학업중단 학생 현황 및 학업중단 숙려제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전국 초·중·고 학업중단 학생 수는 약 4만 명으로, 전년보다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흔히 '일반적이다'고 생각하는 초·중·고를 다니지 않는 학생의 수가 증가하는 것과 맞물려 여러 정책이나 프로그램도 시행되고 있다. 이를 테면, 오디세이학교(고등 1학년의 전환학년 과정을 운영하는 학교), 꿈드림 혹은 친구랑과 같은 학교 밖 청소년 지원 프로그램 등이 있다.

이렇듯 교육 방법, 그리고 이와 관련된 사회적 구조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지만, 청소년들에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언스쿨러'에게도 해당된다. 부모님이나 학교 선생님에게 "학교를 그만두고 나만의 길을 찾겠다"는 말을 건네기조차 힘들며, 큰 용기를 내 말을 뱉더라도 "씨알도 안 먹히는 소리 하지 말라"는 답변이 돌아오기 일쑤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 불과 15살의 나이에 인생 고민을 시작해, 학교를 그만두고 학교 밖 세상에서 '진짜 나'를 찾았다고 주장하는 청년이 쓴 에세이가 출판됐다. EBS 장학퀴즈 '학교 밖 인재' 편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언스쿨러 '김하은'의 '나는 내가 될게 너는 네가 되어 줘'다.

이 책에는 학교 밖 세상에서 찾아낸 진정한 '나 다움'은 무엇인지 등에 관한 3년 여의 언스쿨 분투기가 담겨있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언제 가장 행복한지'를 알기 위한 여정이다. 학교 밖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접할 수 있는 검정고시부터 ▷대안교육 ▷해외유학 준비 과정 ▷학교 밖 청소년 지원 프로그램 활용 방법 등 현명한 언스쿨러로 살아남는 방법이 펼쳐져 있다.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시대는 변하지만 바뀐 것이 없는 '학교'라는 울타리, 이로 인해 10대가 방황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현실 공교육의 문제점을 꼬집는다. 2부에서는 검정고시 준비하기, 시간 관리 노하우, 미리 알아두면 좋은 각종 지원 프로그램 등 '(예비)언스쿨러'들을 위한 정보를 담았다. 3부에서는 저자가 직접 현실에서 경험한 3년의 경험을 진솔하게 풀어낸다.

또 각 장의 끝에는 ▷고전을 읽고 토론하는 10대 철학자 ▷비주얼싱킹 마인드맵 강연자 ▷의류 브랜드 창업가 ▷미국 유학 준비생 등 저자가 만난 학교 밖 청소년 5명의 인터뷰도 실었다.

이 책은 "학교 밖을 나와라. 좋은 세상이 펼쳐져 있다"며 청년들을 학교 밖으로 유인하려는 목적으로 세상에 나온 것이 아니다. 또 입시를 목표로 효율적인 공부법을 알려주는 지침서는 더더욱 아니다. 현재 학교를 다니고 있는 청소년들, 그리고 그 청소년기를 지나 현재의 자리에 있는 어른들이 한 번 쯤 생각했던 '학교 그만 두면 뭘 할까'에 대한 저자만의 경험이 녹아있다. 이 책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기 위한 청년들의 고군분투가 담겨 있을 뿐이다.

"학교 밖으로 나온 게 아니라, 세상 속으로 들어왔다." 268쪽, 1만7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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