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SNS에 사진 올려 세 과시하는 MZ조폭…붙잡힌 조직원만 4년새 배로 증가

검찰, 직접 수사권 없어 난항…"경각심 약해진 느낌"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가 수노아파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전국 조폭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가 수노아파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전국 조폭 '또래 모임' 회합 사진. 서울중앙지검 제공

최근 '하얏트호텔 난동 사건'을 일으킨 수노아파 조직원 39명이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검찰이 SNS에서 전국 각지에서 모인 폭력조직의 젊은 조직원들이 술판을 벌이는 사진을 확보했다.

지난 5일 검찰이 공개한 사진 속에는 젊은 조직원들 12명이 유흥주점에 모여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또 최근 논란이 된 수노아파를 비롯해, 국제 마피아, 대신동, 한실 등 전국 폭력조직의 이름들이 적혀있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에 따르면 최근 MZ세대 조폭들이 계파를 초월해 '99모임', '02모임' 등 나이별로 정기적인 '또래 모임'을 갖는 정황을 포착했다. 통상 또래 모임은 조직 한 곳에서 대표 한 명이 참석하는데, 최소 10개가 넘는 조직이 모임에 출석하는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들은 지능화된 범죄 수법 등을 공유하고 젊은 조직원들이 불법 사채, 대포폰·대포통장을 이용한 보이스 피싱, 주식 리딩방 사기 등 수법 정보를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립하기보다는 주기적으로 모여 함께 불법적 사업을 시도한다.

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세를 과시하는 점도 최근 젊은 조폭들의 특성이다. 검찰은 이 같은 사진들을 조직원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서도 다수 확보한 상태다. 이런 자료들을 분석하고 기존에 관리 중인 조폭 명단들과도 대조해 신규 조직원 여부 등을 확인하는 데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젊은 조폭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조폭 범죄로 검거된 피의자 중 10대는 2018년 100명에서 지난해 210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 이 기간 20대도 837명에서 1천30명으로 증가했다.

검찰 역시 SNS를 적극 활용하여 조폭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이른바 '검수완박법' 시행으로 조폭들의 '범죄단체 구성활동죄'는 검찰에 직접 수사권이 없기에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옛날 조폭들이라면 SNS에 사진을 올려 세를 과시한다는 건 생각할 수도 없는 얘기"라며 "검찰의 조직범죄 직접수사 권한이 없어진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수사기관에 대한 경각심이 약해진 것 같다는 느낌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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