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공공기관 360개를 지방으로 옮기는 2차 공공기관 이전 추진 계획이 내년 총선 이후로 미뤄질 것이란 소식이다.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공공기관 이전 사업이 진행될 경우 자칫 사업이 지역구 표심을 얻기 위한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며 "선거 전에 화약고를 건드리기보다 준비를 철저히 하고 하는 게 낫겠다고 국토교통부와 조율했다"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2차 이전 기본계획 발표 일정과 관련해 "늦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12월 제1차 국정 과제 점검회의에서 공공기관의 2차 지방 이전을 공식화하며 올 6월까지 이전 원칙과 방향성 등을 담은 기본계획을 내놓기로 했다. 그러나 이전 계획 발표가 시한을 넘긴 것도 모자라 내년 총선 이후로 연기될 것이란 얘기마저 나왔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을 학수고대하며 지역 발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지방 주민들의 실망은 매우 크다.
국토부는 지자체들 간 공공기관 유치 경쟁과 이전 지역에 대한 의견 불일치, 공공기관 내부 조직원 반발 등을 이전 지연 원인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는 설득력이 없다. 지역별 유치 경쟁과 공공기관 내부 반발은 이미 예견됐던 사안이다.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자체들이 공공기관 유치에 사력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대선에서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을 공약했지만 5년 임기 동안 '희망 고문'만 하다가 약속을 끝내 이행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국정 과제로 채택한 윤석열 정부는 문 정부의 잘못을 되풀이해서 안 된다. 총선을 빌미로 공공기관 이전을 미루다 보면 윤 정부 임기 내에 추진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마저 있다. 일각에선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이 다음 '대선 카드'로 전락할 것이란 관측마저 제기된다. 정부는 2차 공공기관 이전 진행에 속도를 내 지방시대 실현을 바라는 지방민의 기대에 적극 부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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