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종식 되자 기업 메세나 활동 규모 회복…대구 메세나도 지원 분야 확대 등 필요

2022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
지난해 기업 문화예술 지원 총액 2천억
대구 약정 기부 금액도 11억원, 인식 정착 필요

한국메세나협회 제공

한국메세나협회 제공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 문화예술 분야를 지원하는 기업의 메세나 활동 규모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7일 한국메세나협회의 '2022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총액은 2천73억4천400만원으로 전년대비 1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지원 총액 수치의 99.6% 수준이다.

지원 기업 수(566개 사)와 지원 건수(1천318건) 역시 각각 14.8%, 25.4% 늘어났다.

분야별로는 공연장, 복합문화공간, 미술관 등 문화 인프라 분야의 지원 금액이 약 1천18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가장 많이 늘어났다(12.3% ↑).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완화되면서 기업이 자체 문화예술 기호기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신규 인프라를 개설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미술, 전시 분야의 지원금액도 약 309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또 코로나19 이전 2019년도와 비교해도 29.4% 늘어났다. 총 169억원의 지원을 받은 클래식 음악 분야도 전년 대비 45.1%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한국메세나협회는 "지난해는 한국 미술시장의 호황기로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대형 전시와 아트페어 후원, 아트콜라보레이션 작업 등이 활발히 이루어졌다"며 "국내 클래식 연주자의 약진, 클래식 음악 축제 확대 등이 기업 지원금 증가를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반면 기업의 지원이 줄어든 분야도 있다. 문화예술교육(약 136억원, 5.2% 감소), 국악‧전통예술(약 41억원, 13.4% 감소), 문학(약 27억원, 43.8% 감소), 영상‧미디어(약 24억원, 13.5% 감소), 연극(약 23억원, 18.4%), 뮤지컬(약 20억원, 1.8% 감소), 무용(약 7억원, 15.5% 감소) 분야는 전년 대비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대구에서도 문화 관련 메세나단체가 잇따라 생겨나 활동하고 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하 문예진흥원)을 비롯해 대구메세나협회, 글로벌 메세나 in 대구 협회 등이 있다.

문예진흥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기부 약정된 메세나 기부 금액은 11억1천700만원으로 태창철강, 삼보모터스‧삼보문화재단, 대구은행, 동일문화장학재단, TBC문화재단, 평화발레오 등이 참여했다.

다만 기부액 규모 면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전국적인 지원 금액에 비해선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전문가들은 기부 금액 확대를 위해 지원 분야를 넓히고 사후 평가 및 피드백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상적으로 지원이 많이 이루어지는 공연, 미술, 전시 분야를 넘어 예술교육 등으로 지원을 확대해 신진 예술인 발굴을 이끌어내는 게 필요할 뿐더러, 지원자에 대한 공정한 선정과 성과에 대한 사후 평가가 확실해야 메세나가 자리를 잘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시민의 메세나 활동 참여를 위해 장기적인 홍보 활동이 필요한 것도 과제다. 문예진흥원은 일반 시민의 메세나 후원 참여를 위해 대구 예술사랑 ARS 번호(060-707-1212) 구축해 범시민 메세나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일반 시민의 관심은 미비하다.

오동욱 대구정책연구원 사회문화연구실장은 "이제 메세나는 기업체가 하면 '좋은 일'에서 '해야 할 일'로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 기업 측은 예술 발전을 위한 기업의 역할, 예술계 측은 내부 역량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메세나가 시민과 기업, 예술인 모두가 주체가 되는 활동이라는 인식이 정착돼야 지원을 하는 이와 받는 이 모두에게 의미가 생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