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 CHECK] 장손며느리, 딸 하나만 낳았습니다

김혜원 지음/ 탐프레스 펴냄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난 지은이는 유교적 가풍이 강한 한 집안의 장손 며느리가 되었다. 당연히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문화를 어느날 갑자기 전승해나가는 임무를 부여받자 그는 혼란 속에 힘들어했고, 수시로 울컥했다.

서애 류성룡 선생 집안의 혈통을 이은 장손의 어머니는 거침없고 직설적인 표현을 서슴없이 하는 분이었다. 때로 거름장치 없이 날아오는 말은 더 굵은 화살이 되어 박혔다. 대장부에 가까울 만큼 시원시원한 시어머니의 성격도 한 집안의 며느리라는 공통분모 앞에서만큼은 작아질 수밖에 없었고, 그 모습은 다음 세대 며느리의 눈으로 목격된다.

라디오 음악방송 작가였던 지은이는 출산과 육아로 10년 동안 일을 멈출 수밖에 없던 시간을 돌이켜본다. 그 시대 사회 분위기로나, 책임과 임무를 짊어진 한 집안의 며느리로서 일과 육아를 동시에 이어갈 수 없었던 절실함과 무거움을 엿볼 수 있다. 여전히 엄마가 된 여성들이 겪고 있는 독박육아, 사회적 단절에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을 비추며 메시지를 던진다. 257쪽, 1만6천원.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