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시 IAEA 총장 만난 野 의원들 "日 맞춤형 셀프 검증" 맹비난

'14일째 단식 농성' 우원식 "오염수 수영? 우리 국민은 생각 없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 위원장과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면담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9일 방한 중인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최근 IAEA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 안전성 평가' 종합보고서에서 오염수 방출이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결론지은 데 대해 "처음부터 중립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일본 편향적 검증"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그로시 사무총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번 면담은 민주당 대책위 측 요청으로 성사됐다.

위원장을 맡은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IAEA 최종 보고서를 언급하며 "지난 4일 IAEA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결론 내린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위 의원은 "대책위는 일본이 해양 투기를 연기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다른 대안을 검토할 것을 공식 요청한다. IAEA가 이러한 요구에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위 의원은 "IAEA는 그동안 지적된 일반안전지침(GSG) 위반을 비롯해 오염수 해양 방류가 정당한지, 최적의 대안인지 등은 검토하지 않고 일본 정부에 책임을 떠넘겼으며, 유엔해양법에 대해 검토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국제원자력기구 면담에서 우원식 의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국제원자력기구 면담에서 우원식 의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대책위 고문이자 국회 본관 앞에서 14일째 오염수 방류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IAEA 입장은 일관되게 '오염수 해양방류 지지'였다"며 "주변국 영향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미리 결론 내린 것은 '셀프 검증'이자 '일본 맞춤형' 조사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IAEA의 오염수 해양방류 정당화는 주변에 있는 IAEA 회원국에 대한 명백한 권리 침해"라며 "이제 일본은 IAEA 보고서를 오염수 해양방류의 통행증처럼 여기고 수문을 열 타이밍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또 그로시 사무총장이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오염수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거론 하면서 "그럴 정도로 안전하다고 확신한다면 물 부족 국가인 일본이 그 물을 국내 음용수로 마시든지 공업·농업 용수로 쓰라고 요구할 의사가 없는지 묻고 싶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오염수를 마실 생각도, 오염수에서 수영할 생각도 없다"고 쏘아붙였다.

민주당 의원들의 쏟아지는 비판에 그로시 사무총장이 안경을 벗고 한숨을 쉬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 발언에 앞서 "오염수 방류가 국제적인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지, 그 절차나 기능을 검토하기 위해 일본 후쿠시마에 수년, 수십년간 상주하면서 결과를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오염처리수 방류 관련) 여러분의 우려와 염려를 이해한다"며 "우리가 도출한 결론은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