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4월 실시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아홉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역 정치권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중책을 맡았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이른바 '친박계' 주요 인사들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경북에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들의 득표력은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에 상당히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지역 정치권에선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을 두고 여러 의견의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탓에 정치적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적잖다. 총선을 앞둔 여당이 박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이유도 유권자들이 '국정농단', '첫 탄핵 대통령'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지역의 한 국회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지역 내 정치적 영향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비서실장 격인 유영하 변호사의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결정을 위한 경선 득표율(18.62%, 3위 탈락)로 확인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박 전 대통령이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는 이유도 본인이 변화 상황을 가장 잘 알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가 워낙 컸기 때문에 실망도 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박 전 대통령을 단죄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대구경북의 국정지지율이 60%에 이르는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회생 동력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앙하는 이른바 '근대화 세력'이 보수진영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 측은지심(惻隱之心)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 선거구를 기준으로 4, 5개 지역 정도에서는 선거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영향력 행사가 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역의 한 전직 국회의원은 "박 전 대통령 본인이 국회의원으로 4번 당선된 지역구, 부친의 생가가 있는 지역 그리고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했던 부친의 족적이 확실했던 지역에서는 여전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성원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욱이 경쟁력 있는 친박 무소속 후보가 출마할 경우 박 전 대통령의 행보에 따라 여당의 희비도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에선 예전 같진 않겠지만 한 때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박 전 대통령이 적어도 대구경북에서는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고 여당도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 중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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