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3주기 추모제가 '민주화 운동 열사들의 성지'로 불리는 경기 남양주 모란공원에서 열렸다.
이번 추모제는 지난 4월 박 전 시장의 묘소가 경남 창녕군에서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으로 이장된 이후 첫 기일에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박 전 시장 배우자 강난희 씨와 유족 등을 포함해 박 전 시장 지지자 모임인 '박원순 서울시장 3주기 준비모임' 회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강 씨는 "올 봄 시장님을 이곳 민주열사 묘역에 모신 후 3주기를 치르게 돼 조금은 안도가 된다"며 "같이 비 맞으면서 (박 전시 시장을) 만나는 시간이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비서 성추행 의혹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 전 시장은 같은 해 7월 고향인 경남 창녕 선영에 묻혔다.
그러다 이듬해 9월 한 20대 남성이 '박 전 시장은 성추행범으로 나쁜 사람인데, 편히 누워 있는 게 싫었다'며 삽으로 묘소를 훼손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유족들은 박 전 시장 묘를 모란공원으로 이장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모란공원에는 청년 노동자 전태일 열사를 비롯해 서울대생 박종철 열사, 인권 변호사 조영래 등 40여년간 민주화운동을 하다 희생된 민주 열사들의 묘역이 있다.
하지만 여성단체들은 박 전 시장 묘의 모란공원 이장은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성범죄 의혹이 불거졌던 박 전 시장이 민주화 운동 열사들의 성지로 불리는 모란공원으로 가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모란공원은 사설 묘역이라 유해 안장에 대한 별다른 조건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모란공원 측은 "여기는 일반 공원 묘지"라며 "민주화 열사들이 많이 모셔져 있어 외부에는 그렇게(민주화 운동의 성지) 알려진 측면이 있지만 유해 안장에 대한 기준이 따로 있거나 심사하는 곳은 아니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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